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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 문호 여는 中 창업비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5 17:44 수정 : 2019.10.25 17:44
한국 내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취업 및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외국 유학생 졸업자가 취업 창업비자를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취업비자의 경우 졸업 후 2년간 근무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이 자체가 사실상 취업비자의 비현실성을 담고 있다. 더구나 최근 중국의 비자정책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갈수록 중국 땅에 뿌리를 내리기가 힘들어지는 추세다.


한국 외교부와 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정부에 유학생을 위한 취업비자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외교문제상 얽힌 게 많아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와중에 주중 한국 유학생들이 예외 정책을 통해 비자를 받는 경우도 있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2017년 7월 발표한 창업비자 제도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외국 유학생에 대해 '대학졸업증, 창업계획서'를 제출하면 비자를 발급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외국인이 기업 등록을 할 경우 기업등록 증명 등 서류를 제출한 경우 취업을 허가하고 비자도 내준다. 베이징뿐만 아니라 상하이, 톈진 등 주요 지방정부에서도 유학생 졸업자를 대상으로 창업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제도 초기에 규제가 여전히 까다롭고 내용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자주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최근 중국은 창업비자를 더욱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 정책을 올해 7월 발표하고 지난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경우 회사를 설립하고 일정 지분을 보유해야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창업지원 인프라 환경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 반면 지방도시는 회사 설립요건이 없어 더욱 수월하지만 인프라 시설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다.

특히 베이징은 창업비자 외에 창업에 소요되는 각종 지원책을 강화해 무자본 창업이 가능토록 했다. 1989년 중국 정부가 중국 유학생의 창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한 국가급 창업 인큐베이터인 해정창업원이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창업원에서 최대 2년간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 등록, 세무 등 법률지원, 창업교육도 무료로 제공하며 투자연계와 외국인 창업자의 창업비자 발급까지 지원한다. 실제로 올해 7월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준범씨는 북경한반도과기유한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대학교 재학 당시 관련 정책을 미리 파악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지난 5월 개최한 중국의 창업비자 정책 관련 설명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이어 창업원에 입주해 회사를 등록, 이 제도를 최초로 적용한 한국계 외자법인이 됐다. 김 대표는 앞으로 2년간 중국 창업비자 및 지원 정책을 활용해 사업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자국민 외에 외국인에게도 창업 관련 우대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있다. 취업비자 정책에 대해선 중국 정부는 여전히 깐깐한 편이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실업난이 난제로 꼽힌다. 자국 청년들의 취업이 급선무라서 외국 유학생에게 취업의 파이를 나눠줄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창업 역시 애초 자국민 창업가를 대상으로 제도를 꾸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창업에 대해선 자국민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 추세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창업에 성공하게 되면 우선 세수가 늘어난다. 아울러 중국 내 일자리가 늘어나서 자국 청년의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기술력을 갖춘 외국인 창업자가 중국에 안착하는 것 역시 자국 산업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중국이 어떤 의도로 외국인에게도 창업비자를 개방하느냐와 별개로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중국 내 한국 유학생들에게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조창원 베이징특파원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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