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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존슨, 브렉시트 합의 이뤘지만 내부 반발 거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21:16

수정 2019.10.17 21:16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로이터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마침내 유럽연합(EU)과 줄다리기 끝에 새로운 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내놨지만 실행까지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야당뿐만 아니라 연정 파트너까지 공개적으로 이번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정작 존슨 총리는 의회 비준을 자신했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17일(현지시간) 협상 타결 소식이 알려지지 마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존슨 총리는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전 총리보다 더 나쁜 협상을 했으며 이는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거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빈 대표는 이번 협상으로 권리와 보호 문제가 바닥을 치게 될 것이라며 식품과 환경, 노동권 등이 EU 기준에서 분리되어 위태로워진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매국적인 협상은 국가를 통합하지 못하며 반드시 거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브렉시트를 다루는 최선의 해법은 국민투표를 다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인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 또한 이번 합의가 "우리 경제와 공공 서비스, 환경에 모두 나쁘다"고 비난했다. 집권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의 알린 포스터 대표 또한 합의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에 성명을 내고 "말 그대로 관세를 포함해 현재 논의되는 이슈를 지지할 수 없다. 부가가치세 문제도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야당 측이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존슨 총리가 기존 주장과 달리 EU에 상당 부분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BBC는 새 합의에 따라 북아일랜드 지역이 EU와 영국 중 어느 관세 지역에 속하는지 애매해졌다며 결과적으로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지역 사이에 상품 무역을 가로막는 국경이 생긴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영국 정가에서는 DUP 뿐만 아니라 극우 강성 브렉시트 지지자였던 나이젤 파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까지 반대 의사를 밝히며 "만약 우리가 이번 합의에 동의하면 앞으로 수년 동안 더 많은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정작 집권 보수당은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수석 협상 대표는 17일 발표에서 존슨 총리가 장 클르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19일 영국 의회의 승인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이콥 리스 모그 보수당 하원총무도 "존슨 종리는 취임 85일 만에 전임자(메이 전 총리)가 3년간 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뤘다"고 치켜세웠다.

현재 영국 하원 내 보수당 의석은 전체 650석 가운데 과반에 못 미치는 288석으로 DUP의 지지를 받더라도 298석에 불과하다.
만약 영국 야권이 연합할 경우 존슨 총리가 이번 합의안을 강행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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