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초저금리 시대… 은행 수익·건전성 악화 '직격탄' [초저금리 시대]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8:04

수정 2019.10.17 18:04

순이자마진·비이자이익 하락
경기침체로 건전성에도 악영향
한계기업 늘땐 대출 부실 우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비이자이익·건전성' 악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2년 만에 역대 최저수준인 1.25%를 기록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당장 타격이 예상되는 부분은 주수익원인 NIM이다. 금리는 은행 수익과 직결된다.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상승한 금리와 늘어난 대출 수요 덕분에 시중은행의 NIM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초부터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NIM이 줄었다.
올해 2·4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NIM은 1·4분기보다 0.01~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해 NIM 하락폭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투자상품 판매를 활성화하는 등 비이자이익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해외금리를 연계한 파생결합상품(DLS·DLF)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은행들이 상품판매를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 장기화로 홍콩 증시가 출렁이면서 은행들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신탁(ELT) 판매를 줄이거나 중단한 상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초부터 주가연계펀드(ELF)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ELT는 고객이 직접 종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라, 전체 상품 중 H지수 비중을 30% 아래로까지 점진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10일부터 ELT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은행들의 건전성마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면 지금보다 한계기업(3년째 이자도 갚지 못한 기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은행들의 부실대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 중 3236곳이 한계기업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한계기업이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0.6%, 14.9% 늘었다. 한계기업 전이율(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63.1%를 기록해 전년(53.8%)보다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금리 상승기에 NIM이 개선되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인 현 상황에서 NIM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신용평가가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조기상환이나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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