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정부지출 빼면 '마이너스 경제'… 2% 성장, 반도체에 달렸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7:54

수정 2019.10.17 20:22

내주 3분기 GDP 발표 주목
반도체 업황 반등여부가 관건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중요
정부지출 빼면 '마이너스 경제'… 2% 성장, 반도체에 달렸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이후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우리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2.2%를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수출과 투자, 건설 부문의 부진과 함께 소비도 성장세가 약해지면서 사실상 정부부문을 제외하면 성장세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

대외부문도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긍정적 부분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도체의 반등 가능성이다. 최근 D램 등 반도체 수출가격이 안정되면서 이 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장률 2% 하회 가능성↑

17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4일 올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올 3·4분기 성장률이 0%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은 2%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0%에 턱걸이하기 위해서는 올 3·4분기와 4·4분기 각각 전분기 대비 0.6~0.7% 성장을 해야 한다.

이 총재도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대 성장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다음 주에 발표할 3·4분기 GDP 실적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올 3·4분기 성장률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지난 2·4분기 높았던 성장률(1%)에 대한 기저효과와 함께 더 악화된 수출의 영향이다. 전년동기 대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지난 4월 -2.1%, 5월 -9.8%, 6월 -13.8%, 7월 -11.0%, 8월 -13.8%, 9월 -11.7%를 나타냈다. 지난 2·4분기에 비해 3·4분기 수출이 더욱 부진했다. 구조적으로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다보니 수출부진은 생산·투자 위축을 부르고 소비에도 하방압력을 준다.

주요 기관들도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2%를 기록하거나 1%대 후반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6개월 전보다 0.6%포인트 낮췄다. 블룸버그가 국내외 41개 기관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집계한 결과 10월 기준으로 1.9%로 나타났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4분기와 4·4분기 모두 0.7% 이상 성장해야만 올해 2% 달성이 가능하다"며 "올해 국내경제는 1.8%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가격 반등할까

올 하반기 긍정적인 부분은 그동안 글로벌 수요를 압박하던 미·중 무역분쟁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를 했지만, 최종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긍정적으로 합의가 된다 한들 국내 실물지표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며 "국내 지표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기 전부터 지속됐기 때문에 무역협상 개선이 국내 지표의 반등을 보장해줄 순 없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는 반도체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다. 하반기 들면서 반도체 생산이 줄고 재고가 소진되면서 반등을 위한 바닥 다지기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중 주력 수출품목인 D램의 수출가격을 보면 12개월 동안 이어지던 가격하락 흐름이 지난 8월 멈췄고, 9월에도 보합수준을 이어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지출 빼면 민간의 경우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보니 올 3·4분기 (성장률이) 0.7% 이하가 되면 연간 경제성장률이 1%대로 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반도체의 흐름이 중요하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췄지만 반등을 할 수 있을지 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