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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수통합에 시험대 오른 황교안 리더십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7:38

수정 2019.10.17 18:14

[기자수첩]보수통합에 시험대 오른 황교안 리더십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 의지가 있다면 바른미래당에도 명분을 줘야 한다. 한국당에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거부감을 느낄 공산이 충분히 있다. 신당 창당 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통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만난 한국당 중진인 A 의원이 '개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꺼낸 보수통합 시나리오의 일부다.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다. 단, 그는 여기에 단서를 달았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된다"는 것이다.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에서 출마하면 필패다. 차라리 호남으로 출마해 명분이라도 얻는 게 낫다."

유 의원이 한국당과 함께하더라도 실제 선거 판세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이유다.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수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싸늘한 평가였다.

A 의원은 "사실상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유승민 계보'로 볼 만한 사람은 없지 않나"라며 유 의원 없이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과 충분히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친박계는 더 노골적으로 유 의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유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탄핵 인정' 발언에 3선의 김재원 의원은 '참으로 유승민스러운 구역질 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를 주변 의원들에게 보내는 등 벌써부터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보수세력 간 통합이 이뤄진다 해도 공천문제 등으로 당내 갈등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중진 B 의원은 "통합 후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지역구가 겹치는 의원들과 공천 '교통정리'는 어떻게 할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단 보수진영에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표 분산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공감대는 깔려있다.
그러나 보수통합이 구체화될수록 '잡음'은 '내홍'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 결과로 평가받는 당 지도부로서 보수통합은 버릴 수 없는 카드다.
황교안 대표가 시너지를 불러올 수 있는 '묘수'를 꺼낼 수 있을까. 황교안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정치부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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