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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오인' 적십자회비 지로용지 사라진다…적십자사 "3년내 폐기"

뉴시스

입력 2019.10.15 17:23

수정 2019.10.15 17:42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내부 태스크포스 작동 중"
올해 상반기 2137만건 발송…제작비 5년새 27.4%↑
【세종=뉴시스】적십자 회비 지로용지를 각 가정에 배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적십자 회비 지로용지를 각 가정에 배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대한적십자사가 자발적인 성금인데도 자칫 세금고지서로 오인할 수 있는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늦어도 3년 안에 없애기로 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1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년6개월 내지 3년 이내에 지로용지 제도를 없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내부에 지로용지 관련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로용지가 말썽이 많은데 우선 지로용지가 없어도 낼 수 있는 사람은 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198개국 적십자사 회원국 중 지로용지로 회비를 모금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십자사는 매년 12월 소득에 상관없이 만 25세 이상 75세 미만 모든 가구주에게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보낸다.

문제는 지로용지 발송이 개인 동의 없이 이뤄지는 데다 공과금 고지서 등과 형태가 비슷해 세금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이 실제 세금으로 잘못 알고 적십자 회비를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적십자사는 지로용지를 갈수록 더 많이 보내고 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이 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704만1626건이었던 지로용지 발송 건수는 지난해 2070만5784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6개월 만에 2137만638건이나 됐다.

따라서 고지서를 제작하고 발송하는 데 드는 비용도 2014년 28억5409만원에서 올해 6월 기준 36억3706만원으로 27.4% 증가했다. 이 기간 지로용지를 보내는 데만 184억5395만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지로용지를 보고 회비를 내는 국민은 줄고 있다. 고지서 발송건수와 회신건수를 비교해 보면 2014년 1704만건 중 442만건이 회신돼 26%의 회신율을 보였으나 올해는 2137만건 중 14.7%인 314만건이 적십자사로 돌아오는 데 그쳤다.
올해 고지금액 3476억7325만원 가운데 398억2060만원만이 모금돼 모금률이 11.5%에 그쳤는데 이는 2014년(22.4%)보다 감소한 수치다.

limj@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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