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철희, 내년 총선 불출마…"정치 한심·창피…조국 정국서 확신"(종합)

뉴시스

입력 2019.10.15 16:32

수정 2019.10.15 16:32

"정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고 지쳐" "특정 인사에 대해 인격모독 넘어 인격살인" "조국, 고통스런 인내…외롭지 않으면 좋겠다" "국회의원으로서만 정치할 수 있는 것 아냐"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등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 · 지방 · 가정법원, 부산고등 · 지방 · 가정법원, 울산지방 · 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9.10.11.lmy@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등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등 · 지방 · 가정법원, 부산고등 · 지방 · 가정법원, 울산지방 · 가정법원, 창원지방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9.10.11.lmy@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철희 의원이 15일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면서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 국정감사에 이어 장외전까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끝없는 '난타전' 속에 조 전 장관이 전날 전격 사퇴한 것이 이 의원의 불출마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의원 생활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그래서 저는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시지와 함께 보낸 입장문에서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와 자성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 의원은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며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며 "부끄럽고 창피하다. 허나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고 했다.

특히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관련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 정쟁의 소재가 된 지 오래"라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며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을 향해서도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으로 마음껏 휘두른다.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든다"며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작정이다.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다"며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이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사족 하나,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 전 장관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저는 수긍한다. 그가 성찰할 몫이 결코 적지 않다"며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는다.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고 믿는다.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 "오래 전부터 한 번만 하겠다고 생각하고 국회에 들어왔다"며 "주변에서 하도 출마 권유가 많아 고민도 해봤는데 (출마 결심이) 잘 안 되더라"고 했다.

그는 특히 "조국 국면이 시작되고 국감이 시작되면서 (불출마) 생각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런 정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에너지도 다 소진돼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다"며 "조 전 장관을 혼자 보내기 짠한 마음도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이 책임질 일이 분명히 있지만 70일 가까이 저렇게 사람과 가족을 난도질할 일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비례의 원칙에도 안 맞고 과잉이다. 그런 점도 (불출마)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조국 사태로 오히려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으로서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저는 정치개혁을 위해 밖에서도 할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 외면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아직 7개월이나 남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선거법과 국회법 등 정치 관계법을 바꿔서 좋은 정치가 이뤄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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