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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라임 사태… "환매 중단 규모 최대 1조3000억원"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4 18:24

수정 2019.10.16 09:24

원종준 대표 기자간담회
"무리한 자산 매각 오히려 손실"
2600억 무역금융 펀드 이어
56개 펀드 추가 연기 가능성
메자닌으로 덩치 키운 사모펀드
주가 급락하면서 대혼란
커지는 라임 사태…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규모가 최대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사모채권 및 메자닌 펀드를 환매 연기한데 이어 14일 두 번째로 무역금융 관련 펀드의 환매도 연기하기로 했다.

■누적 환매 연기 1.3조원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환매 연기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날 무역금융 펀드인 '플루토 TF 1호'(약 2600억원)를 모펀드로 하는 자펀드의 환매 중단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환매가 중단된 펀드는 사모채권과 메자닌(CB·BW)으로 구성된 상품('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상품으로 총 603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1차 환매 연기된 펀드 규모(6030억원)와 이날 2차로 환매가 연기된 펀드 규모(2436억원)를 더하면 지금까지 총 8466억원에 달하는 라임운용의 대체투자 펀드의 환매가 연기됐다.

원 대표는 이외에 만기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총 56개로 4897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총 환매 연기될 펀드 규모가 최대 1조3363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해당 펀드들의 환매 중단 이유를 투자자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매 대응을 위해 유동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산을 저가 매각하면 오히려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가 곤두박질에 대혼란

사모펀드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채 가시기도 전에 '라임자산운용'의 수천억원대 환매 중단사태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398조5813억원으로 400조원에 육박한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248조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사모펀드는 금융당국이 운용사 진입 요건을 인가에서 등록으로 완화하면서 2015년 이후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시장에선 사모펀드가 메자닌 채권을 적극 담으면서 덩치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즉 수급이 받쳐주면서 메자닌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2014년 말 4조원대였던 메자닌 규모는 2015년 말(발행잔액 기준) 5조9016억원으로 뛰더니 2016년 말 9조602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7년 말 12조4740억원에서 2018년 말 16조2250억원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메자닌 규모는 이달 11일 18조4781억원이다.

특히 전환사채(CB) 발행이 메자닌 성장을 주도했다. 이달 11일 기준 CB 14조6717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1조5549억원, 교환사채(EB) 2조2515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CB가 인기를 끈 것은 발행사 입장에서 주가 상승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줌으로써 0%대 발행임에도 투자자를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가가 곤두박질칠 경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데 있다. 이번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도 펀드에 편입한 채권의 전환가격이 떨어지면서 혼란은 커졌다.


원종준 대표는 "코스닥시장 약세로 운용 중인 펀드의 수익 악화되며 수익 상환이 어렵게 됐다"면서 "여러 상황을 종합할�� 현 시점에서 펀드 상환을 연기하고, 자산의 안정적 매각 통한 자산의 안전한 회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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