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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휴전에 증시 '안도'…"그러나 방망이는 짧게"

뉴스1

입력 2019.10.14 10:39

수정 2019.10.14 10:39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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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하면서 국내 증시가 안도하고 있다. 14일 오전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며 2070선을 회복했으며 코스닥도 1% 이상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EU 무역협상, EU 정상회담 등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반도체·IT 등 실적이 탄탄한 업종이나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라고 추천했다.

지난 10일~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국은 '부분합의'(스몰딜)에 도달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를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줄어들고 투자심리는 개선될 전망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협상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는 한시름 놨다"며 "긍정적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역협상이 미국과 중국 간의 강대 강 대결 완화 가능성을 높였고, 무역전쟁 종결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2020년 중 미중 무역협상은 더 큰 진전을 이루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1월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APEC(아시아태평양겨엦협력체) 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스몰딜에 대한 합의문 서명, 추가 합의 사항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한 달 간 긍정적인 시장 기대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가시밭길이다. 이번 1차 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구조적인 이슈는 이후에도 쉽게 해법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다"고 언급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스몰딜의 실질적인 성과 부실 문제, 합의 사항 문서화 과정 속에서의 불협화음 표출 위험, 미중 무역협상 핵심 요인을 다룰 2단계 협상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긍정적 시장 기대감 확산은 일정 수준에서 억제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중 무역협상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대신 15일 미국-EU 무역협상,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17~18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논의할 EU 정상회담 등 또 다른 국내외 이슈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와 EU정상회의로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구간은 발생할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단기적인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고 봤다. 김예은 연구원은 "미-EU 무역협상, 브렉시트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원만히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된 데 따른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미-EU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경우 리스크 온(Risk On·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이 많아질 경우 리스크가 큰 자산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 시그널은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 상황에서는 반도체·IT 등 실적이 탄탄하거나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이에 영향을 받을 화학·철강·건설·은행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를 권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IT 기업의 업황 견조, 각국의 정책 공조 기대감에 따른 경기민감 업종(반도체 포함)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연초 및 최근 1개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섹터 및 조선과 은행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화끈한 것도 아닌데,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하 명분만 약화시킨 것은 아닌가 걱정"이라면서 "무역협상 수혜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되, 방망이를 가능한 짧게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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