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온난화' 등에 엎고 드세진 가을태풍...거센 비바람에 '덜덜덜'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1 13:35

수정 2019.10.11 13:35

미탁 쓸고간 자리에 하기비스 상륙..'강풍 주의'
5년새 가을 태풍 피해액, 여름 태풍 비해 '3배'
한반도 기온 올라가 태풍·호우 피해 커져
제18호 태풍 '미탁' 피해가 난 울진군 매화면 금매리 모습. / 사진=뉴시스
제18호 태풍 '미탁' 피해가 난 울진군 매화면 금매리 모습.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반도가 '가을 태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자리가 채 아물기 전에 슈퍼 태풍으로 분류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행히 하기비스가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을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년새 '가을태풍' 피해 압도적
11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태풍 미탁으로 인한 전국의 피해액은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경북과 전남 등을 중심으로 피해액 집계가 진행 중이지만 경북에서만 이미 13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상치 못한 가을 태풍에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최근 미탁과 같은 가을 태풍이 한반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642억원이다. 이중 85%에 달하는 549억원의 피해가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인해 발생했다. 콩레이는 지난해 10월에 발생했다. 3년 전인 2016년 10월에도 제18호 태풍 '차바'가 한반도에 2150억원이라는 기록적 피해액을 남겼다. 그해 태풍 피해액의 95%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였다.

최근 5년간 한반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태풍들은 대부분 가을로 접어드는 9월과 10월에 발생했다. 가을 태풍으로 인해 3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만 8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에도 링링과 미탁 등 가을에 발생한 태풍이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입혀 가을 태풍 공포증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슈퍼태풍으로 분류한 하기비스도 가을 태풍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고 있다. 다행히 한반도를 직접적으로 관통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모가 워낙 큰 탓에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예상 경로 / 사진=기상청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예상 경로 / 사진=기상청
■가을 태풍 피해..왜?
기본적으로 한반도는 가을 태풍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과 10월이지만, 이때가 해수면의 온도는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때문에 비교적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일본 남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통로가 만들어지면서 남쪽에서 발생한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직행할 가능성도 높다. 사실상 가을 태풍은 어쩌다 오는 '변수'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상수'인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가을 태풍 피해가 눈에 띄게 커진 이유로는 온난화가 지목된다. 예전에 비해 시간당 100㎜ 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장시간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0년 전엔 소나기 수준으로 그쳤던 국지성 호우가 요즘엔 장시간, 그리고 강도 높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온난화로 인해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습기가 많아지면서 태풍이 오면 폭우가 한번에, 그리고 굉장히 강하게 온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규모와 강도 자체가 변하다 보니 지자체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탁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한 지자체 관계자는 "태풍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대비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며 "특히 링링, 타파, 미탁처럼 가을 태풍이 연이어 몰아칠 때엔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한 심정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온난화 등으로 인해 급변하는 기후상황을 파악하고 혹시 모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달 말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발표할 계획이다.
시나리오는 향후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등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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