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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브렉시트 희망보인다?..英·아일랜드 회동 예상밖 '훈훈'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1 16:27

수정 2019.10.11 16:27

책임회피 면피용일수도
Ireland's Prime Minister (Taoiseach) Leo Varadkar and British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meet in Thornton Manor, Cheshire, Britain October 10, 2019. Noel Mullen/Handout via REUTERS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MANDATORY CREDIT.
Ireland's Prime Minister (Taoiseach) Leo Varadkar and British Prime Minister Boris Johnson meet in Thornton Manor, Cheshire, Britain October 10, 2019. Noel Mullen/Handout via REUTERS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MANDATORY CREDIT.
[파이낸셜뉴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될 것인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전격 회동해 예상보다 오랜 협상 끝에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협상의 주요 걸림돌을 제거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브렉시트) 합의가 모두의 이익이며 합의 도출이 가능한 길이 보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이날 논의가 세관과 동의에 관한 문제에 집중됐다"고 덧붙였다. 바라드카 총리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영국이 질서 있게 EU를 탈퇴하도록 해 주는 조약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브렉시트 마감시한인) 10월말(31일)까지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논의가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었다"면서 "아일랜드와 영국 모두 양국, 또 EU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바라드카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윤곽을 잡아 17일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낙관했다.


다만 그는 그 사이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는데다 아직 합의하지 못한 문제들도 여전히 남아 있어 장담은 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대신 바라드카는 이날 존슨과 합의가 앞으로 협상 재개에 충분한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벽히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면서 "첫번째는 동의와 민주주의 문제로 북아일랜드에 적용되는 어떤 장기적인 합의도 북아일랜드 주민들의 동의를 얻도록 보장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문제로는 "세관과 관련된 모든 주제로 아일랜드 남북 간에 어떤 관세 국경도 없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존슨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이뤄진 이날 만남은 예상보다 매우 긴 3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회동 장소인 위럴은 잉글랜드 북서 지역으로 아일랜드 풍이 짙은 리버풀 인근에 위치해 아일랜드 총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존슨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인위적인 장벽 설치를 막도록 보장하는 이른바 '아일랜드 백스톱' 문제에 관해 존슨이 그동안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대립했던 양측은 이날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

바라드카는 회동 뒤 백스톱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낙관했다. 그는 양측이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스티브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EU측 브렉시트 협상대표인 미셸 바니에 간 회동에서 진전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 고위 외교관계자도 존슨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아일랜드 정부가 EU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 이후 세관협력에 관한 존슨 총리의 새롭고 이전과는 크게 다른 제안에 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파국으로 치닫던 브렉시트 협상에 희망의 빛이 보이자 영국 파운드는 큰 폭으로 뛰었다. 파운드는 이날 미국 달러와 유로에 대해 1.5%, 2센트 가까이 올라 파운드당 1.24달러, 1.13유로로 상승했다.

그렇지만 아직 브렉시트 협상 타격을 낙관하기는 무리라는 비관도 사라지지는 않고 있다.
이날 공동성명에서 영국이 협상 최대 걸림돌인 아일랜드 백스톱 문제를 어떻게 보완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어 실제 진전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데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에 국경이 세워지지 않는 방안을 영국 의회가 승인하겠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FT는 공동성명의 낙관적 분위기는 브렉시트 협상 파국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양측의 면피용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17일 EU 정상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가 향후 브렉시트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를 결정하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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