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서울대 국감…"조국 딸" vs "나경원 아들"
정무위서 조국 '이해충돌' 여부 놓고 여야 충돌
과방위 연구윤리 문제-기재위 탈세의혹 도마에
법사위 감사원 국감서 "檢 통제" vs "수사 압박"
문체위, 끝내 증인채택 합의 불발…無증인 오명
행정부 감시·견제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중반부까지도 국감 전반이 '조국 국감'으로 물들고 있는 가운데 특히 국회 교육위원회와 정무위, 법제사법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에서는 조 장관 의혹을 놓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교육위는 이날 조 장관의 일터이자 자녀 특혜·입시 의혹과 연관돼 있는 서울대학교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야당은 이 자리에서 조 장관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 조 장관 딸과 아들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받은 인턴활동 증명서의 진위 여부 등을 두고 총공세를 펼쳤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조 장관 딸이 받은 환경대학원 장학금과 관련 "(총동창회 장학재단) '관악회'에서 조씨의 계좌번호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등 장학금 지급 내역을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도 "조 장관 딸은 공고를 보고 인턴에 지원했다고 하는데, 공직생활을 하면서 고교생 인턴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또 "인터넷을 보면 공고가 없다. 내지도 않는 공고를 봤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 아들이 미국 고등학교 재학 당시 서울대 윤모 교수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예일대에 입학했다는 의혹을 문제 삼았다.
서영교 의원은 나 원내대표 아들을 '유력 정치인 아들 김모 군'으로 칭하며 오 총장에게 "교수 실험실에서 논문 만드는 일을 했는데, 논문에 서울대 소속 제1저자로 쓰면 되느냐 안 되느냐", "서울대 프로그램 소속이 맞느냐"고 따져물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윤모 교수가 아이디어를 제공했을 것이다. 김모 군이 다했다면 무임승차", "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다. 허위 기재 개연성이 높고 고교생 혼자 해야 한다는 규정도 위반했다"고 질타했다.
정무위의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조 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 조 장관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놓고 이해충돌 여부가 쟁점이 됐다.
반면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의 이해충돌 여부는 구체적으로 수사에 관여 및 방해 등 영향을 끼쳤을 때가 문제"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이해충돌 자체로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야당은 목함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에 보훈처가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으로 판정했다가 재심 끝에 전상 판정을 내린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공상에서 전상으로 바뀐 이유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 아니냐"면서 "규정이 없어 전상을 못 준다던 보훈처가 대통령이 불같이 화내면서 지시하니까 바꾼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에서는 검찰개혁과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재연했다. 여당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검찰 권한에 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정권이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감사와 감찰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생긴다"면서 "검찰이 신뢰를 받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감사 기능이 유명무실했다는 점도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정점식 한국당 의원은 "24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지만 검찰을 감시·감독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정치검찰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명백히 반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은 그러면서 오히려 감사원이 조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당시 장학금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감사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과방위의 한국연구재단 등 정부출연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도 조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을 비롯해 과학기술계의 연구 윤리 문제를 놓고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도 "조 장관 딸의 연구와 관련해 부당한 저자 표시는 연구 윤리에서 벗어난 심각한 행위"라고 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감에서는 조 장관 일가의 탈세 의혹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김현준 국세청장에게 조 장관 부인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7억원과 관련 "상속세를 내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세청이 조사가 필요하면 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제보한다"고 말했다.
반면 심기준 민주당 의원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그 결과에 대한 명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국세청이 조사를 못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국당은 그간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요구해왔다. 문 위원장은 조 장관 딸이 인턴으로 활동했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소장인 한인섭 교수의 부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국당의 요구 수락 조건으로 나 원내대표 딸 특혜 의혹과 관련해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들을 요구하면서 합의는 무산됐다.
한편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국감에선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상륙한 지난 2일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행적이 뭇매를 맞았다. 당시 국감에 출석한 이 사장은 현장 지휘를 이유로 국감장을 이석했지만 귀가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감에선 기금운용 방안이 도마에 올랐다.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소속기관 국감에선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의료폐기물 처리에 대한 총체적 관리 부실이 질타를 받았다.
국방위원회는 해군본부와 공군본부 등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에 나섰으며 외교통일위원회는 아주반과 구주반이 각각 주필리핀대사관, 주아제르바이잔대사관 국감을 진행했다.
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수협 등 6개 기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11개 기관,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방1반이 대구시와 대구지방경찰청, 지방2반이 전남도와 전남지방경찰청 국감을 실시했다.
kkangzi8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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