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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삼성 위기마다 구원 등판 '진두지휘'[文, 취임후 세번째 삼성 방문]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0 17:42

수정 2019.10.10 17:42

"도전 거셀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준비"
"지금 LCD(액정표시장치)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전자계열사 사장단과의 경영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 의지를 꺾지 않았다. 10일 삼성이 차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분야에 13조원을 투자한 것은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도전적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아산사업장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동시에 삼성 내부의 혁신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거친 추격으로 위기에 직면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 부회장의 결정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BOE 등 중국 업체들의 LCD사업 추격 및 패널공급 과잉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우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컸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QD를 기반으로한 차세대 패널 양산과 기술 개발을 할 기회를 잡으면서 향후 시장 주도권을 잡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디스플레이 사업뿐 아니라 삼성 내부에선 최근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이 부회장이 일본출장길에 오르면서 재고 확보를 충분히 지시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수출규제가 이뤄진 지 100일이 넘었지만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현장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삼성전자 온양·천안사업장, 광주사업장, 평택사업장 등 릴레이 현장경영을 진행한 데 이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도 경영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먹거리 사업을 관심있게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엔 5세대(5G) 통신사업 확대를 위해 인도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인도에서 글로벌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회동하는 등 5G 통신사업권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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