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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펼쳐지는 베트남의 매력속으로 [weekend 레저]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0 17:27

수정 2019.10.10 21:33

더위가 한풀꺾인 베트남 북부
하노이
도시 곳곳에 프랑스 흔적
성 요셉 대성당의 쌍둥이 종탑
전설을 품고 있는 호안끼엠湖
하롱베이
120㎞ 카르스트 해안선
다채로운 기암의 풍광
승솟동굴은 놀라움 그 자체
중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들을 내뿜어 만들었다는 베트남 하롱베이 위에 파라다이스 베트남의 크루즈선이 떠있다.
중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들을 내뿜어 만들었다는 베트남 하롱베이 위에 파라다이스 베트남의 크루즈선이 떠있다.
【 하노이=박지현 기자】 쌀쌀한 바람이 다리를 휘감는 계절. 지난 여름의 열기를 그새 다 잊었는지 따뜻한 온기가 슬슬 그리워지는 때다. 붉디 붉은 단풍도 살짝 지겹고 어딘가 조금 멀리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올 가을 베트남 북부로 향해 보는 것은 어떨까. 뜨거운 폭염과 습함이 덜어진, 포근한 도시와 자연, 사람이 반겨줄 것이다.

■하노이에서 느끼는 사람냄새 가득한 역사·문화

어느 나라를 향하건 초행인 이들에게 가장 먼저 고려되는 여행지는 그 나라의 수도다. 한 나라의 수도만큼 그 나라의 다양성을 압축해 보여주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역시 단기간의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최소 지난 100여년 새 근현대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문화유산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고 스쿠터를 탄 수많은 인파 속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현지인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하노이 구시가에 위치한 호안끼엠호를 한바퀴 휙 돌아보면 호수 주변에서 태극권을 수련하는 현지인과 바둑을 두는 노인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을 자연스레 마주할 수 있다. 15세기 황제 리 태조가 하늘에서 받은 마술 검을 이용해 베트남 땅에서 중국인들을 몰아낸 후 이 호수에 사는 황금 거북이 검을 물고 물속 깊은 곳으로 사라져 신성한 주인에게 되돌려줬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이 호수의 북쪽에는 옥으로 된 산이라는 뜻의 응옥선 사원이 위치한다. 베트남 고전 양식으로 지어진 붉은 다리를 건너면 13세기 몽골군을 무찌른 쩐흥다오 장군과 학자 반쓰엉 등을 기리는 사당이 위치한다.

베트남은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 그 흔적은 도시 곳곳의 프랑스식 건물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하노이에서 가장 대표적인 프랑스 건축물인 성 요셉 대성당으로 호안끼엠 호수에서 서쪽으로 200여m 떨어져 있다. 1886년 지어진 신고딕 양식의 이 건물은 쌍둥이 종탑과 더불어 정교한 제단과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돋보인다.

하노이에는 베트남의 국부인 호치민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성 요셉 대성당서 북서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지점에 호치민의 영묘가 있는데 생전에 화장을 원했던 호치민의 바람과는 달리 마치 신전과 같은 웅장한 묘소와 기념관이 위용을 자랑한다. 베트남 전역에서 모은 자재를 이용해 지은 이 묘소의 한 가운데 유리관에 호치민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하노이 도심 곳곳을 누비며 전설과 역사를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동시대를 들여다볼 때다.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동쑤언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19세기 말 매립된 호수 위에 장터가 서면서 하노이 최대 도매시장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의류와 생활용품을 비롯해 베트남인이 즐겨 먹는 식료품도 다양해 흥미롭다. 각종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다. 기념품을 사고 늦은 저녁에는 기찻길 마을 인근의 바에서 밤의 정취를 즐겨보자.

■하롱베이에서 느끼는 자연의 수려함

화려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수도에서 벗어나 한가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하노이에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두 시간 여 달려가보자. 경이로운 하롱베이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롱베이는 과거 중국이 베트남을 침략하자 이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들을 내뿜으면서 하롱베이의 섬과 해안선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120km 길이의 카르스트 해안선과 해안 절벽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1박 2일 크루즈 유람선을 타는 것이 제일 좋다.

지난 2008년부터 하롱베이에서 크루즈를 시작한 파라다이스 베트남 그룹의 럭셔리 크루즈인 '파라다이스 엘레강스'를 추천한다. 선상에서 다양한 베트남 현지 음식을 맛보면서 초현실적인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크루즈 여행 내에 포함된 다양한 액티비티도 기분에 따라 즐겨보자. 크루즈 선에 딸린 작은 배를 타고 하롱베이 인근에 위치한 대형 석회 동굴인 승솟 동굴로 향할 수 있다.
1901년 발견된 프랑스 군사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 동굴은 안으로 들어갈 수록 더욱 넓어지는 내부의 규모로 베트남어로 '놀랍다'는 뜻의 '승솟'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동굴 천장 틈으로 들어오는 빛에 반사된 석회암 기둥과 내부 벽이 오색찬란히 비춘다.


카약 체험과 베트남 전통 대나무 목선을 타는 프로그램이 있고 티톱 섬에 잠시 정박해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해수욕을 할 수도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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