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성수 "DLF사태는 사모펀드 성장통…책임 논쟁은 소모적"(종합)

뉴스1

입력 2019.10.10 13:49

수정 2019.10.10 15:19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 DLF 관련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 마련, 핀테크 활성화,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기능 활성화 등 주요 금융정책 현안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2019.10.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 DLF 관련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 마련, 핀테크 활성화,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기능 활성화 등 주요 금융정책 현안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2019.10.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는 사모펀드가 갑자기 성장하면서 발생한 성장통"이라며 "오히려 지금 문제가 불거져서 살펴볼 기회가 생긴 것이 우리 금융시장 발전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 금융당국 등 책임소지를 따지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며 "11월에 소비자보호 조치와 금융회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제도개선 종합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DLF 관련 소비자보호 강화와 면책제도 개편 등을 설명하는 등 주요 현안을 소개하고 질의에 답변했다.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에 대한 생각이 변화했다"며 "원래 사모펀드를 자유롭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청문회 때도 그런 의견을 피력했는데 DLF 등 사태를 거치면서 투자자보호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에 따르면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들의 DLF 상품 설계·제조·판매 과정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

이어 "은행, 금융당국 책임소재를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 생산적이지 않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DLF 사태는) 사모펀드가 갑자기 성장하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하고 더 커지기 전에 문제가 불거진 게 당국 입장에서는 더 낫다"며 "20년 뒤에는 DLF 사태가 있어서 금융시장이 더 발전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국내 헤지펀드 1위 업체 라임자산운용의 모펀드 2개에 재간접 투자된 62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가 중단되면서 논란이 더 가열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과 '테티스 2호'는 각각 사모채권과 메자닌(CB·BW)으로 구성됐으며, 규모는 각각 9000억원과 2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이다. 이번에 환매가 중단된 재간접 펀드 규모는 약 6200억원이며, 이를 판매한 금융회사는 은행 9곳과 증권사 21곳 등 총 30여개다.

은 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에 대해 금감원을 통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저금리 시대에 DLF, 리츠 등 투자가 많아지고, 손실이 나는 것에 대해 일일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만들지는 않는다"며 "투자는 자기책임원칙 아래 하는 만큼 안전성과 수익률 분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DLF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은행의 과도한 비이자 수익 추구에 대해서는 "은행은 예금 받아서 대출하는 이자수익이 기본 역할"이라며 "매년 실적 나올 때마다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은행 이자장사로 돈 벌어'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보니 비이자 수익을 추구한 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것이 사모펀드를 판매해 수익을 내라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우리 은행이 충분히 능력이 있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으로 예산·인사권 독립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사각지대를 다 살피려면 당연히 인력은 부족할 것"이라면서도 "그 수요가 항시적인지, 일시적인지 봐야 한다, 조직이 인력을 한번 늘리면 줄지 않기 때문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금감원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예산을 독립적으로 하는 곳은 없다"며 "만약 금융위로부터의 독립을 말한다면 청와대, 기획재정부 어디로든 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대해서는 "냉랭도 과열도 아니라는 시각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일단 이번에 인가가 되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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