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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대화퇴

염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7:33

수정 2019.10.09 17:33

大和堆
북한 어선과 일본 정부 어업단속선이 7일 동해 대화퇴 어장에서 충돌했다. 이 사고로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어부 20여명이 바다에 빠져 일본 선박에 구조됐다. 사고가 난 해역은 최근 북한의 조업을 둘러싸고 북·일 갈등이 잦았던 곳이다.

동해는 평균수심이 1400m 정도로 깊다. 하지만 대화퇴는 평균 수심이 300~500m로 얕은 바다다. 이 때문에 퇴적물이 쌓이고 심층수와 표층수가 뒤섞여 식물성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하다.
그래서 매년 오징어·꽁치·방어·연어·돌돔·해삼·게 등이 많이 잡힌다. 한마디로 천혜의 황금어장이다.

대화퇴는 독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340㎞ 해역에 있다. 강원 속초에서의 거리는 500∼600㎞ 정도다. 어선을 타면 20시간 이상 걸린다. 기름값과 인건비 등 출어경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어획량이 많아 수익성이 높은 어장이다. 이곳은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서쪽으로 300∼400㎞ 떨어져 있다. 일본 어선들도 6∼10월 오징어와 게를 잡기 위해 이곳에 집중적으로 들어온다.

현재 대화퇴의 법적 지위는 복잡하다. 전체 면적은 106만㎢ 정도. 이 중 절반가량은 한·일 중간수역으로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수역이다. 나머지 절반은 일본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 있다. 이곳에 2~3년 전부터 북한 어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갈등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강화되자 연근해 어업권을 팔아넘긴 북한이 무리하게 대화퇴 조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8월에도 일본 어선들과 대치했다. 북한의 무장 고속정이 이 해역에서 조업하던 일본 어선들과 30m 거리까지 접근해 위협하는 아슬아슬한 대치국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은 대화퇴 영유권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북한 측은 사건 당시 무선교신을 통해 영해를 의미하는 '테리토리얼 워터'(territorial water)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일본 선박의 퇴거를 요구했다고 한다.
대화퇴를 둘러싼 북·일 갈등이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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