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브랜드 K의 신시장 '메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8 16:47 수정 : 2019.10.08 18:19
아세안 국가를 다니면 한국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호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연구하면서 한국 상품을 팔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소위 말하는 '구매대행' 요구가 끊이지 않더니, 한국 상품을 중개해 달라는 사람마저 생겨났다. 어떤 이는 연구하는 것보다 이쪽이 더 유망하지 않겠느냐며 동업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


그만큼 아세안에서 한국 상품 수요가 높다는 뜻이고, 한국 상품이 좋은 이미지를 얻고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아세안에서 한국 상품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우리는 아세안 시장과 아세안 내 무역사정을 많이 알고 있을까.

한국과 무역비중이 가장 큰 아세안 국가는 베트남으로, 우리에게 미국에 버금가는 비중을 차지하는 무역파트너다. 그런데 베트남은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중국과 함께 메콩지역(the Greater Mekong Subregion)이라는 하위단위로 묶여 있다. 메콩지역이라는 명칭은 우리에게는 꽤나 생소하지만, 단일시장 구축을 촉진하기 위한 아세안 내의 전략적 하위경제협력단위로서 중국·일본·미국 등이 투자와 개발을 위해 주목하는 대상이다.

메콩지역 경제는 저렴한 임금과 정부의 강력한 외국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무기로 꿈틀대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메콩지역의 소득 상위 10%는 우리의 상품을 소비할 만한 능력을 갖기 시작했다. 대기업 브랜드 제품보다도 품질 좋고, 적정한 가격의 중소기업 제품이 저소득 국가인 메콩지역에서 가질 경쟁력에 더 주목해야 할 때다. 생산기지로서 메콩뿐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 메콩에 대한 관심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9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국가 순방행사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방콕에서 열린 브랜드 K 론칭쇼였다. 우리 중소기업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브랜드 힘이 약한 중소기업 제품을 브랜드 K로 묶어 론칭하고 마케팅하는 전략에 정부가 나선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 우리 중소기업의 브랜드를 알리는 일에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의 브랜드를 알리고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메콩지역의 법과 제도는 우리에게 생소할 뿐 아니라 글로벌화, 지역화, 기술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 발맞춰 정비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큰 위험에 빠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구축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지난 10월 2일 아시아연구소는 외교부 주최의 한·메콩 정상회의 기념 학술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메콩지역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법·제도적 지원책이 무엇인지 국내외 전문가와 비즈니스 인사를 모시고 토론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제도적·법적 문제들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지원을 보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모아졌다. 이것은 우리 기업의 투자와 진출을 돕는 일일 뿐 아니라 메콩지역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력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오는 11월 부산에서 첫 번째 한·메콩 정상회의가 열린다. 한·메콩 정상회의는 한국과 메콩지역의 격상된 협력관계를 상징하는 자리다. 브랜드 K의 성공적인 데뷔에 더해 한국의 중소기업이 메콩지역에서 순항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방안을 협력하는 성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오명석 서울대학교 교수·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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