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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 3천만원 → 2천만원代… 규제따라 널뛰는 분양가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7 17:14

수정 2019.10.07 19:05

HUG, 110%이하로 고분양 통제
약발없자 105%로 낮춰 더 압박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면
주변 시세의 70~80% 수준
가격인하 효과, 단순 비교 곤란
4000만원 내다보던 여의도
최근 10년간 분양단지 없어
영등포 시세 반영해 2200만원
5천만원 → 3천만원 → 2천만원代… 규제따라 널뛰는 분양가
"둔촌주공 주변 시세가 3.3㎡당 4500만~5000만원인데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심의를 받으면 3.3㎡당 3000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면 2600만원까지 내려갔을 것이다."(둔촌동 공인중개소 관계자)

이르면 이달 말 시행 예정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실제 가격 인하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높다. 과거에는 시세 대비 분양가가 110~120% 정도로 비쌌지만 최근에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인해 시세 대비 80~90% 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 대비 70~80% 정도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세>HUG 분양가>분양가 상한제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서울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인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일반분양가가 3.3㎡당 4750만원(가중평균 기준)이었다.
상아2차 인근의 삼성 센트럴아이파크(상아3차)의 3.3㎡당 평균 시세는 6350만원대로 3.3㎡당 약 1600만원 정도 저렴하다. 30평대 기준 4억~5억원 저렴한 가격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기존 분양가 및 매매가 대비 110%로 분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7년 3월부터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의 경우 1년 이내 인근 신규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의 110%를 넘지 않게 통제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 3월 분양한 서울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469만원으로 '3.3㎡당 2000만원'선을 깨며 일대 분양가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부 전용면적 84㎡의 경우 중도금 대출 보증 상한선인 9억원을 살짝 넘기지 않은 8억9128만원에 달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시세와 맞먹는 분양이 나오면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나오며 분양 시장이 주춤했다.

하지만 110% 룰이 분양가가 확 뛰지 못하는 방어 역할을 하지만 오히려 가격을 110% 맞춰 꾸준히 올리는 부작용이 나온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HUG 역시 고분양가 관리책을 통해 우회적으로 분양가를 관리하던 차원에서 올 6월 들어서는 칼을 빼들었다.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하면서 새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최대 10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되도록 했다.

HUG의 분양가 인하 압박도 거세지면서 기존 시세 대비 분양가가 오히려 크게 낮아지는 단지도 나왔다.

여의도동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 시행사 입장에서는 3.3㎡당 4000만원 이상을 생각했으나 반경 1km엔 최근 분양한 아파트뿐만 아니라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도 없어 영등포 기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시 3.3㎡당 2200만원까지 떨어진다. 둔촌주공도 분양가 심사기준 개선에 따라 주변 시세(고덕자이)를 감안해 2500만원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가격 인하 효과 단순비교 어려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HUG 분양가 통제보다 더 낮은 가격의 분양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HUG 등에서는 분양가상한제의 분양가 산정방식과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대한 분양가 산정 방식이 달라 일률적으로 '시세보다 몇 % 저렴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기존 시세 대비 70~80% 정도 분양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8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방안을 발표하며 "일부 단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분양가를 시세 대비 70~80% 정도에서 책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익을 더해 산정하게 된다.
기존 HUG의 분양가 관리 방식은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의 최근 분양 아파트 및 인근 구축 아파트 가격과 비교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게 하는 '비교 산정' 방식이라 분양가상한제와는 차이가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서울의 강남 등 이미 시세가 높게 형성된 지역에서는 HUG의 분양가 방식을 통하는 편이 유리하다.
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게 되면 원가에 적정이익을 더한 단일한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야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더 떨어져 사업성이 낮아진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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