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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개구리소년' 유류품 국과수 감식 의뢰…전말 드러날까

뉴스1

입력 2019.10.07 16:05

수정 2019.10.07 16:05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경찰이 장기 미제로 남은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암매장 사건'(이하 개구리소년사건) 해결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1년 3월26일 사건 발생 이후 11년이 지난 2002년 9월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실종 어린이 5명이 유골로 발견된 후 의복 등 유류품에 대한 국과수의 DNA 감식이 한차례도 진행된 적이 없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달 25일 현장에서 수거된 옷 등 유류품 수십점을 국과수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경찰청으로부터 DNA 감식 의뢰 사실을 확인했다"며 "다만 사건 증거가 될 수 있는 유류품의 구체적인 목록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며, 피해자 인권 문제 등이 걸려 있어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송민헌 대구지방경찰청장도 일부 기자와 만나 "유골 발견 이후 보존해온 유류품을 국과수에 보냈다. 감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0일 현직 경찰 수장으로는 처음 개구리소년사건 유골 발견 현장인 대구 와룡산 세방골을 찾은 민갑룡 경찰청장도 취재진과 만나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추가 제보와 사건 당시 남겨진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재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 청장은 유력 용의자 특정 여부나 사인(死因)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사건 당시의 여러 행적과 유가족이 의심하는 부분 등에 대해 원점에서 전면 재수사하고 있다"고 답해 사건 해결 의지를 보였다.

DNA 감식 의뢰에 따라 국과수는 유류품에 범인의 땀 등이 묻어있는지 면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옷가지 등에 누군가의 땀이 검출된다면 최근 '화성 연쇄살인사건' 사례처럼 용의자나 사건 관련자를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인 만큼 대구경찰청은 기존 미제사건수사팀 외에 광역수사대 1개팀을 추가해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사건 당시 현장에서 수사한 경찰과 유골 발견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북대 법의학 교수 등과도 만나 수사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시점인 1991년과 유해가 발굴된 2002년 당시 사건 현장을 누빈 형사 2명은 아직도 대구 달서경찰서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구리소년'은 1991년 3월26일 대구 달서구 성서초교에 다니던 우철원, 조호연, 김영규, 박찬인, 김종식군이 도롱뇽 알을 찾으러 집 뒤쪽의 와룡산에 올라갔다 실종된 후 11년만에 모두 백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35만명의 수색인력을 풀었지만 범인이나 실종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사건은 2002년 9월26일 와룡산 세방골에서 실종 어린이들이 유골로 발견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다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경찰은 국내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히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DNA 감식 등을 통해 33년 만에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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