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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무역합의 마술봉은 연준 아닌 트럼프손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7 14:20

수정 2019.10.07 14:20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AP Photo/Pablo Martinez Monsivais,
미국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과 무역합의가 절실하다고 CNN비즈니스가 6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무역합의라는 마술봉은 연방준비제도(연준)에는 없고, 대중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10~11일 워싱턴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있지만 지난달 유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교역관행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이같은 불공정을 반드시 고치겠다고 다짐하는 등 전망은 어둡다.

미 경제는 이런 가운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50년만에 최저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겉보기로는 별 탈이 없어 보이지만 조짐들은 불안하다. 지난달 제조업지수는 8월에 이어 두 달 내리 활동 수축을 의미하는 기준선 50 밑으로 떨어졌다.
2009년 6월 이후 10년여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서비스업 지수는 지난달 여전히 활동 확장세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활동 증가세가 3년만에 가장 취약한 상태로 떨어졌다. 고용지표도 화려해보이는 모습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숨기고 있다. 무역전쟁 최전선에 있는 제조업 고용이 2017년 중반 이후 2번째로 감소했고, 민간고용은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또 제조업, 서비스업 등 비농업부문 전체의 고용 증가세는 올들어 월평균 16만1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22만3000명을 기록했다. 9월에는 임금 상승률도 둔화됐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어둡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수석투자전략가 스코트 클레먼스는 "제조업 둔화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고,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셰퍼슨은 고용 둔화를 앞서 예견했던 선행지수들이 지금은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세 급감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1월 30만4000명에서 연말에는 5만명에 그치는 수준으로 급감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실업률도 상승세로 전환된다.

경제전망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4일 뉴욕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 모델은 올 4·4분기 성장률 예상치로 이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1.3%를 제시하고 있다.

미 경제가 붕괴수준으로 가고 있지는 않지만 둔화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 둔화세를 성장세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합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베스코의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미 경제는 무역전쟁 종식이 필요하다"면서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미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후퍼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신감을 회복하려면 관세를 이전수준으로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세는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상 앞으로도 오를 일만 남아 있다. 당장 15일부터 2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에서 30%로 뛰고, 12월 15일부터는 중국산 노트북컴퓨터, 스마트폰, 신발, 의류 등에 15% 관세가 예정돼 있다.
일부에서는 관세 그 자체보다도 트럼프의 트윗 한 마디로 오락가락하는 미중 무역전쟁 흐름이 야기하는 불확실성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간펀즈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사업계획이 트윗 하나에 송두리째 뒤집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인베스코의 후퍼는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돼 "긴징이 고조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급 불확실성으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미 경기침체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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