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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정기인사 ‘신상필벌’ 방점 찍나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6 17:30

수정 2019.10.06 17:30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악화 뚜렷
임원 평가때 승진보단 책임 묻고
사장단 인사 폭 또한 최소화 관측
이재용, 26일 사내이사서 물러나
삼성 정기인사 ‘신상필벌’ 방점 찍나
삼성전자가 올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장단 및 임원 성과평가에 돌입했다. 올해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는 지난해처럼 12월 초 단행될 예정인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뚜렷해 '신상(信賞)'보다는 '필벌(必罰)' 중심의 인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장기화로 인사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정보기술모바일(IM) 등 3대 사업부문과 경영지원 조직을 대상으로 정기인사에 반영할 임원 성과평가를 진행중이다. 통상 삼성전자의 연말 임원 인사는 사업부별 실적과 개인별 성과평가를 종합해 결정된다.

특히,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적은 3·4분기까지 임원평가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8일 3·4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사업부별 임원 평가를 진행중"이라며 "각 사업부별 실적과 해당 임원의 성과 평가를 종합해 정기인사에 반영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올해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인사철을 앞둔 내부 긴장감은 팽배해 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108조5200억원, 영업이익 12조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58% 감소했다. 3·4분기는 메모리 가격 하락세 진정 등으로 영업이익이 7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큰 폭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수 년간 승진잔치의 주인공이던 반도체는 일년 새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은 연말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80명 가운데 12명이 발탁일 정도로 철저한 성과보상이 이뤄졌다.

삼성 전자계열사 관계자는 "매년 정기인사마다 실적효자 부문인 반도체가 승진잔치를 벌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전혀 딴판"이라며 "물론, 반도체 실적 부진이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이 크지만 실적 하락폭이 워낙 커 임원들이 예년보다 크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정기인사의 하이라이트인 사장단 인사 폭도 최소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사장단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에도 김기남 DS 부문장과 노태문 IM 부문 개발실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짠물 인사'를 단행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 관련 재판 이슈들이 정기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삼성특검과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 사법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정기인사를 최소화 하는 안정을 택했다"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과 삼바 수사가 정기인사와 맞물려 있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5일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은 26일 만료될 삼성전자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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