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집주인이 매물 거둬갔어요"… 강북은 벌써 '매도자 우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2 17:38

수정 2019.10.02 18:41

상한제 등 새 아파트 부족 우려
무주택·실수요자 불안심리 자극
저렴한 강북서 추격매수세 뚜렷
광진구 매매가 일주일새 0.36%↑
9월 3째주 매수우위지수 101.8
1년만에 '매도자 우위'로 넘어가
"3단지 중층 급매물이요? 그건 지금 못사요. 집주인이 집값 오르는 분위기라고 다시 거둬들였어요. 그것보다 2000만원 비싼 저층 매물 있는데 한번 보실래요?"(서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9·13 대책 발표 후 1년여만에 서울 강북 아파트 거래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전환했다.

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3째주 서울 강북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101.8로 지난해 10월 1째주(103.3) 이후 거의 1년여만에 100을 넘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로 산출되는데 숫자가 클수록 매수자가 많은 것이고 숫자가 작을수록 팔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100이 넘었다는 것은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새 집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 새 아파트가 많은 마포 등지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타 강북 지역에서 추격매수세가 감지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마포·광진 등 강북 매수문의 '후끈'

서울 강북에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그 중 마포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월별 매매거래가 전무하거나 많아야 2~3건에 그쳤다.


그러나 5월 들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매수세가 급격히 붙기 시작해 5월 15건, 6월 31건, 7월 28건으로 불어났다. 8월과 9월 매매건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것만 따지면 현재까지 각각 14건과 1건이다.

현행법상 주택 실거래 신고는 계약 후 60일 안에만 하면 되도록 하고 있어 8월과 9월 숫자는 10~11월이 되야 알 수 있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말마다 매수문의가 많이 오고 급매물은 금방 소진되고 있다"면서 "집주인들도 싸게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집값도 뛰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면적 84㎡가 15억25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현재 호가는 15억5000만원까지 나와있다.

광진구과 종로 역시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각각 0.36%, 0.25% 뛰는 등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공급부족 불안심리 자극한 탓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건축 및 대출 규제 강화로 강남보다 강북이 먼저 매도자우위 시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출규제와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 등에 따른 주택 공급부족 우려에 접근 가능한 중저가 시장인 강북이 활기를 띄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청약대박, 재건축 타격, 공급부족이라는 3가지 프레임"이라며 "이 중 공급부족 프레임이 '청약기회조차 없어져 이번 기회에 집을 사야 한다'는 무주택자 및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1년 분상제 당시에는 공급 불안심리는 안건드렸는데 이번에 역풍을 맞게 됐다"면서 "불안심리가 확대되지 않도록 부동산시장에 올바른 신호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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