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사 위기 몰린 부산항국제터미널 입주 업체들

노동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2 10:03

수정 2019.10.02 16:04

13개 입주 업체 중 2곳 폐점
부산면세점 9월 매출 80% ↓ 우려
직원 절반 유급휴가 “구조조정도 고려”
[파이낸셜뉴스] 일본 수출규제로 불거진 항·일 간 갈들이 일본 관광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일본 관광수요 의존도가 높은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주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13개 입주 매장 중 이미 두 곳은 최근 폐점하기에 이르렀다.

지역 상공인들이 출자해 만든 부산면세점을 포함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 업체들은 일본관광 수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현재 위기에 대한 신속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8월 1일 오전 대마도행 여객선 체크인을 앞두고도 한산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탑승 수속장 모습. /사진=노동균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8월 1일 오전 대마도행 여객선 체크인을 앞두고도 한산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탑승 수속장 모습. /사진=노동균 기자
2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8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이용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9%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총 12척의 여객선 중 3척이 운항을 중단했고, 5척도 감편 운항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 업체 대부분이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부산면세점만 하더라도 8월 매출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이상 감소했다. 9월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80% 이상 급감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난은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면세점의 경우 1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 중 절반 가까이는 유급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면세점 측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유급휴가를 무급으로 전환하거나 불가피할 경우 구조조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 업체 대표들은 부산항만공사를 찾아가 회사 생존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입주 업체 경영난 해소를 위해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전액 감면해 줄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부산상공회의소도 지난달 25일 컨퍼런스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 업체의 상업시설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줄 것은 요구하는 건의서를 직접 전달했다.

부산상의는 건의서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부의신속한 대응과 민관의 단합된 협동으로 제조업 분야에서는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지만 일본여행 불매운동으로 지역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큰 어려움울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조속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로 지역 항공 및 관광산업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다시 살아나고 있는 지역의 일자리 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번에 임대료 전액감면을 건의한 것도 입주 업체들이 당장 급한 불을 끄고 정상적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고육지책인 만큼 관계 당국에서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는 이날 오후 항만위원회 심의를 통해 탑승객이 급감하기 시작한 8월부터 연말까지 5개월간 시설 사용료를 60% 감면키로 했다고 밝혔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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