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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등 유통株 주가 급락…이유는

뉴시스

입력 2019.09.30 14:30

수정 2019.09.30 14:30

소비 패턴 변화로 유통업계 빅 3 실적 및 주가 곤두박질 이마트, 올해 유통주 몰락 선두에 서서 이끌고 있는 中 롯데쇼핑, '롯데=일본기업' 프레임에 걸려 실적·주가 하락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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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유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계 빅3를 비롯해 관련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각 기업별 사정은 다르지만 태풍으로 인해 추석 연휴 기간 매출이 크게 하락한 점도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유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근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주가는 올해 초 18만원에서 시작해 1분기 19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주가를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달 12일 10만5500원으로 최저점을 경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같은달 13일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90만주로 이마트 발행주식총수의 3.23%이며 금액으로는 12일 종가기준 약 949억5000만원 상당이다.


약 1달이 보름이 지난 상황에서 이 회사 주가는 11만45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 3~4월 정용진 부회장이 241억원(14만주 매입)이라는 돈을 쏟아부었고 950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는데도 주가 상승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마트의 주가가 맥을 못추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수익성이 매년 역신장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깍아먹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적이 좋지 않다보니 주가 상승이 이뤄지지 않는데다 실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모멘텀도 부재해 보유하고 있으면 있을 수록 손해만 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올해 3분기 실적 예상과 관련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역신장한 4조원대를 기록할 수 있고 영업이익은 25~30% 감소한 1400억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황은 롯데그룹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해 초 20만원을 넘는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2만9000원대로 주가가 쪼그라들었다.

롯데쇼핑의 주가 하락은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부진이 실적 악화를 가져왔고 이로인해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사의 특이한 점은 지난 7~8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주가 하락이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이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지만 일본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정서가 작용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실적도 암울하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5%, 10% 이상 감소한 4조4000억원대, 1700억원대를 추정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이후 면세점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이다. 그나마 위안은 다른 업체들보다 하락폭이 적다는 점이다.

이 회사 주식은 올해 초 1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7만60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점에서 백화점 매출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주가 반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다른 업체들보다 전망치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액이 55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27% 이상 오를 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하락한 650억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의 경우 자금 유동화가 쉽지 않고 실적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3사의 주가는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개별 기업별로 펀더멘털 상승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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