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진의 글로벌 워치]

고령화를 비즈니스 블루오션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6 17:40 수정 : 2019.09.26 18:23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던진 65세 정년연장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속 고령화가 배경이다. 통계청 추산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8.5%로 세계 최고령국이 된다. 고령화가 현실임에도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 인식이 퍼져 있다. 예상보다 빠른 잠재성장률 하락과 노년부양비 급증이 원인이라고 우려한다.
근거가 없지 않다. 현재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추산한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노인빈곤율도 4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최고다. 노년부양비는 2017년 18.8%였으나 2020년 21.7%, 2050년 77.6%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세계 최저 출산율이 반전될 기미도 없다. 그러나 이 부담을 다음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서는 안 된다. 정년연장을 포함해 고령층이 더 오래 일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자기존중감을 높이고 고립감을 줄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고령층의 인지능력과 신체적 적합성을 높여주면 계속 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개인·가족 및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이제 막 고령층에 진입한 베이비부머들은 건강한 노년에 지출할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고령층 대상 '장수경제'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제약업뿐 아니라 고령친화적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건설업, 소재부품업, 센서·로봇·IT기업, 보험사, 금융계, 식품업계, 공유차량, 안전서비스기업 등이 장수경제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일차적으로 고령층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 고령친화적 주택이다.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이 장착된 스마트욕실이라면 수온, 수압, 샤워시간 등을 최적화해 사용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생성된 데이터를 주치의에게 보내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독일의 어느 재보험회사는 신속한 의료응급 지원을 위해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스마트홈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고령친화적 주택은 의료비, 보험료,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고령친화적 주택 개조 및 스마트홈 건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세금감면이 정부 경기부양책의 실질적이고 효과적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표적 고투자·고수익 산업인 바이오제약업도 장수경제의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자에게 많은 치매, 신경통,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의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제약 혁신에는 평균 10년이 걸리고 성공률은 12% 미만, 비용이 많게는 3조원까지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지난한 고위험 과정을 거쳐 개발된 기술 보호가 중요하다. 다만 급속한 기술 변화를 고려해 기존 특허기간에 대한 검토와 조정이 필요하다. 특허기간 보호보다는 침해손해배상액 현실화, 침해소송의 효율적 운영 등을 통한 특허의 보호성 제고가 더 바람직하다. 신기술 개발 경쟁을 촉진하고, 신규경쟁자의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된다. 특허신청 절차와 유지비용을 간소화하고 줄여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양질의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스마트홈이나 첨단 의료기술이 고령층에게 보기 좋은 떡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신기술 활용이 미흡한 고령층의 '회색격차'를 줄이는 정책노력이 필요하다. 스마트홈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통합과 분석·활용 그리고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의 자유로운 활용이 보장돼야 한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생긴 데는 그 나름의 이유와 근거가 있다. 그러나 진부한 얘기지만 데이터가 원유인 시대다. 시대 요구에 부응해야 블루오션을 만들 수 있다. 민관협력이 좌우할 것이다.

kjsong@fnnews.com 송경진 FN 글로벌이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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