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쿄신문 사설 "욱일기는 군국주의·민족주의 상징…올림픽 허용은 모순"

뉴시스

입력 2019.09.25 12:26

수정 2019.09.25 12:26

"구 일본군 군기 사용은 역사적 사실" "지금도 군국주의와 민족주의 상징" "경기 위한 온화한 환경 준비는 주최국의 중요한 역할"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서 전범기인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할 방침인 가운데, 일본 언론이 이를 비판하며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25일 '올림픽과 욱일기, 반입 허용 재고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욱일기는 역사적인 경위도 있어, 주변국으로부터의 반발을 낳을 수 있다"며 "대회의 성공을 위해 (경기장 반입 허용 방침의) 재고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는 욱일기의 디자인은 대어기(大漁旗*풍어를 알리는 깃발) 등 민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정치적 선전이 될 수 없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이 문양처럼 법으로 이용이 금지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위함기로 사용도 되고 있다"며 "대어기 등에 사용되는 깃발은 태양 빛을 상징하는 일부 디자인일뿐으로, 민간에 보급됐다는 일본 정부의 설명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욱일기가 과거 구일본군의 군기 등으로 사용됐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게다가 일본 국내에서는 지금도 군국주의와 민족주의의 상징으로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과거 욱일기가 문제가 됐던 전례를 소개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한일 친선 축구경기에서 일본팀 가와사키(川崎) 프론탈레의 응원단 일부가 욱일기를 내걸었는데, 당시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욱일기를 "공격적,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현수막 및 깃발"이라고 인정하고 일본 팀에 벌금 등의 제재를 가했다.


신문은 또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에서는 주중국 일본대사관이 일본인 관객에게 경기장에 욱일기를 반입하지 말라고 촉구한 전례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합에서는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이) 아되지만, 자국 개최 올림픽이라면 문제가 없는 것"이냐며 "일본 정부 자세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래 올림픽은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평화로운 사회의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온화한 환경을 준비하는 것도 주최국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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