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62년 걸린 100만호 특허, 200만호는 단 9년 걸렸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3 18:40

수정 2019.09.23 18:40

통계로 본 특허 71년史
1948년 '유화염료제조법' 1호
오름테라퓨틱, 200만호 등록
지식·기술 기반 산업 특허 급증
62년 걸린 100만호 특허, 200만호는 단 9년 걸렸다
【 대전=김원준 기자】 우리나라에서 특허 등록이 시작된 이래 100만번째 특허 등록까지 62년이 걸린 반면, 이후 200만 번째 특허는 단 9년만에 달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200만호로 특허등록된 생명공학 기업 '오름테라퓨틱'의 종양성장 억제에 관한 바이오 기술은, 지난 1948년 중앙공업연구소(현 국가기술표준원)의 '유화염료제조법'이 대한민국의 첫 번째 특허로 등록된 지 71년 만이다.

100만호 특허인 ㈜다이아벨의 '힌지장치 및 이를 이용한 휴대단말기'가 62년만인 지난 2010년 등록된 것을 감안하면, 200만 호 특허 등록은 불과 9년 만에 달성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특허등록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생산·제조 중심에서 지식·기술 기반의 산업으로 전환된데 따른 것이다. 최근 10년간의 특허 등록은 모두 109만 건으로, 그 이전 61년간의 특허 등록(92만 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까지 2만여 건을 기록하던 특허 등록건수는 1990년대 들어 가파르게 증가해 22만 건을 기록한 뒤, 2000년대에 67만 건, 2010년대 이후 현재까지 100만 건이 넘었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1980년대까지 특허 등록의 주류였던 화학 및 섬유 분야의 비중은 낮아지고, 2000년대 들어 반도체,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분야의 특허 등록이 급증하며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에는 '유기정밀화학' 및 '섬유제지기계'분야의 특허 등록이 가장 많았다. 1990년대 이후에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변화에 따라'반도체', '컴퓨터기술', '토목공학', '디지털통신'등 정보기술(IT)분야의 특허 등록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전에는 외국인이 특허 등록의 다수를 차지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국내 기업의 특허 등록이 본격화되면서 내국인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980년대까지는 외국인이 전체 특허 등록의73.2%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는 우리나라 국민 및 기업의 특허 등록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00년대에는 내국인이 전체 특허 등록의71.8%를 차지하면서 외국인(28.2%)을 앞질렀다.

최근 들어 여성 및 학생·청년층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면서 그 특허 등록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80~1990년대까지2~3%였던 여성의 특허 등록 비중은 2000년대에 들어서 8.3%, 2010년대에는 12.5%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이 비중이 13.3%까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여성의 특허 등록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980년대에 3.6%였던 10~20대의 특허 등록 비중이 2000년대에 들어서 5.1%, 2010년대에 7.9%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중·고 발명교육을 강화해 온 정부의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현진 특허청 정보고객정책과장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기술을 무기로 하는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한 대내외 환경에서 지식재산 기반의 기술혁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허 200만호를 계기로 지식재산권이 제대로 인정받고 활용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