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최희남 KIC사장 "한일갈등 장기화되면 전 세계 악영향"

뉴스1

입력 2019.09.23 17:58

수정 2019.09.23 17:58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최근 일본발(發) 수출규제 등에서 촉발된 한일 간 무역 갈등 상황에 대해 "(지금은) 지역적 분쟁처럼 보이지만 장기화되면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사장은 23일 보도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갈등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가치 사슬(value chain), 특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린 이런 무역 긴장을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후지코시(不二越) 등 자국 기업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차원에서 올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핵심소재를 시작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달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시 절차상 우대 혜택을 주던 우방국(화이트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하자, 한국 정부도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을 통해 일본에 대한 우대혜택을 철회하는 등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 사장은 "한일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를 훼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양국 간 분쟁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어떤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최근 한국 정치권에서 미쓰비시 계열사 등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KIC의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데 대해선 "법이 시행되면 KIC는 그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KIC의 더 큰 걱정거리는 미국·중국 간의 무역전쟁"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엔 '승자독식'(winner-takes-all) 게임이 아니라 어쩌면 '모두 패자가 되는'(lose-lose)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중 양국이 즉각적인 합의에 이르긴 쉽지 않지만, 합의에 이르기 위한 '강한 유인책'(strong incentive)은 갖고 있다고 본다"며 "좀 추해 보이더라도 합의를 이루는 분야가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선 다소 낙관적"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