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조국 가족펀드, 투자업계의 합리적 의심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3 17:50

수정 2019.09.23 17:50

[기자수첩] 조국 가족펀드, 투자업계의 합리적 의심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블라인드 펀드'에 숨어 '돈' 잔치를 노렸을 가능성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사모펀드를 활용한 자본시장에서의 '이상한 거래'가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펀드와 연결고리를 가진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치권발(發) 사모펀드의 '위축' 가능성을 우려한다. 업계는 사모펀드 시장에 불똥이 튈까 싶어 덮어둔 채 거리를 두자는 분위기다. 그러나 건강한 '펀드 시장'을 위해서는 덮어두고 쉬쉬하기보다는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무조건 어느 한편을 지지할 일도, 의심할 일도 아니지만 '합리적인 의심'은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먼저 업계는 익명을 전제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과 관련한 '이상한 거래'를 지적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만 보더라도 의문은 '팝업창'처럼 겹쳐져 나타난다. 더블유에프엠은 '조국 가족펀드'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회사다.

5년째 적자가 난 더블유에프엠의 차입금은 2017년 말 기준 16억원에서 2018년 224억원으로 14배나 뛰었다. 2차 전지에 대한 트랙레코드가 없는 회사가 단번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신용등급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회사다. 이러한 CB 발행이 성공한 배경에는 '수상한 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 장관의 가족이 투자한 코링크PE도 포함된다.

해당 CB의 만기보장수익률(19.1%)도 논란이다. 통상 CB 만기보장수익률은 10%를 넘기 힘들다. 더블유에프엠이 '디폴트에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5년째 적자인 회사가 3년간 이자로만 40억원 이상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21억원에 불과하다. CB 투자자들의 주가 부양을 통한 주식 전환 가능성을 노렸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주가 부양을 위해 더블유에프엠과의 합병을 계획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들은 '익성' '웰스씨앤티' 등이다. 검찰은 이들 회사와 코링크PE의 연결고리를 수사하고 있다.
합리적 의심을 풀어줄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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