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종마저 취득세 42%→-11%… 지자체 살림살이 갈수록 팍팍[지방정부 세수 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2 17:36 수정 : 2019.09.22 20:11

행안부 '지방세 징수 현황' 분석
작년 전국 취득세 23조 그쳐
부동산 규제·경기침체 영향
서울도 취득세 1.95% 감소
지방세수 늘었지만 증가율 둔화
재산·주민세 등으로 겨우 메꿔
LTV 완화·상한제 폐지 등 절실

문재인정부 집권 2년차 들어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과 경기침체 등으로 주요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의 취득세 세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방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 규모가 대폭 쪼그라드는 등 지자체들의 재정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복지수요 등 늘어나는 재정지출을 감당하기가 더욱 버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17개 시·도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을 포함해 무려 11개 시·도의 2018년 취득세 규모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특히 영남권의 지방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충청권인 충남·세종·대전시의 재정 상태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재산세와 주민세 인상, 국세에 연동되는 지방소득세·지방소비세 증가, 정부의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대책에 의한 등록면허세 증가로 전반적인 지방세수 규모는 소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됐다.

문재인정부에서 지방재정 확충 및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방재정 지표 악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역별 맞춤형 재정대책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작년 취득세 급감 '마이너스'

22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시·도별, 세목별 징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7개 광역지자체의 취득세 규모는 23조8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7년 취득세 규모가 23조4866억원으로 전년도보다 무려 8.23%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문재인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에 따른 거래위축이 취득세수 증가율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도 취득세 마이너스 현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2018년 서울시의 취득세는 5조19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줄었다.

2016년부터 8%대 증가율을 보이며 꾸준히 취득세 규모가 증가했다가 2018년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2017년 3300억원대의 취득세를 거둬들이며 전년 대비 42%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던 세종시의 경우 부동산 규제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2018년 세종시의 취득세는 2946억원으로 전년보다 11.21%나 쪼그라들었다.

2017년 6%대 증가율을 보인 대전시의 2018년 취득세는 2.35% 감소했고, 제주도는 취득세수 증가율 둔화 끝에 같은 해 2.19%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 세무 전문가는 "취득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에서 매매가 급감한 것은 물론 일부 지역의 매매가격 하락까지 겹쳐 경기악화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각 지방별로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세수 증가율 둔화로 재정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울·경 직격탄 맞아

취득세의 감소세만 살펴봐도 가장 큰 피해지역은 부산·울산·경남(PK)이다. 대구·경북(TK)도 상황은 좋지 않지만 조선 등 주력산업 부진으로 고통받는 PK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의 경우 2017년 1조3400억원대 취득세를 거두면서도 증가율이 전년 대비 0.69%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1조1800억원대로 12% 이상 급감했다.

부산과 울산의 지난해 취득세 역시 같은 기간 9~10% 줄면서 극심한 부동산거래 침체 현상을 반영했다.

경남의 취득세 급감은 미분양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 동향을 살펴보면 전국 미분양 가구 6만2539가구 중 경남에서만 1만4250가구(22.8%)가 집중됐다. 창원시만 해도 10%에 육박하는 5889가구가 미분양 가구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창원의 아파트 매매가는 2016년 1월 이후 190주 동안 단 한번도 오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창원에선 일명 '깡통전세'가 속출하는 등 지역경제가 휘청거릴 만큼 위기요인으로 떠올랐다.

창원이 지역구인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부동산이 침체된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미분양주택 양도세·취득세 감면 등 지역별 맞춤형 정책 수립 및 시행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박 의원은 "창원 국가산업단지의 3분의 1이 매물로 나올 만큼 경남이 역대 가장 어려운 시기"라면서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에게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위기감을 피부로 못 느끼는 것 같다. 단순히 정치적 공격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재산세, 면허세 등이 부족분 메워

전반적인 취득세 감소 추이에도 경기와 강원, 충북, 광주광역시, 전남·북 등의 취득세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 경기와 강원의 경우 전년 대비 11~13%대 증가율을 보였고, 나머지 지역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취득세 감소와 달리 재산세와 주민세가 공시지가 상승 여파로 늘면서 세수 손실분을 일부 메운 것으로 보인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2018년 재산세는 11조5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등록면허세는 2016년, 2017년 모두 마이너스였다가 2018년에는 6.87% 증가로 돌아섰다.

정부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정책을 실시하면서 2018년 한 해만 등록한 임대사업자가 40만명을 넘어섰고 등록주택도 136만채를 돌파했다. 이전만 해도 매년 10만~20만명 정도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등록주택도 70만채 정도였다.

국세의 일부를 받는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도 지방재정 확충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남권 일부 지역의 지방소득세 및 지방소비세 확충이 부진했으나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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