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美대화 재개 앞두고 트럼프·김정은의 비핵화 셈법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2 15:31

수정 2019.09.22 15:31

북·미 비핵화-상응조치 큰 틀 절충안 찾았나
이번 대화국면 '체제보장' 부분이 변수 될 것
볼턴 경질한 美, 다소 유연한 대북정책 펼까?
협상 구체화할 실무협상에 전 세계 이목 집중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던 미국과 북한이 이번 만큼은 진전된 결론을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스1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던 미국과 북한이 이번 만큼은 진전된 결론을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스1
이달 말 또는 내달 초로 예상되는 북미간 실무급 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미간 비핵화 셈법에 관심이 집중된다. 밀당 차원의 수준을 넘어 북미 모두 서로에게 '새로운 셈법' 제시를 요구하는 만큼 양측이 비핵화 실무 협상 테이블에서 내놓을 비장의 카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게 이용만 당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다시 속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한이 대북 제재완화 이외에 체제보장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양측모두 실무급 협상 재개를 앞두고 '기선제압' 차원의 '새로운 셈법'을 각자에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북미간 실무협상과 이를 매개로 한 트럼프-김정은간 정상 담판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속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그동안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비핵화 협상을 주도해나가는 북한 특유의 '살라미 전술'을 재탕하지 말 것을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다.

북한측도 대북제재 완화 수준과 깊이는 물론, 체제보장이라는 보다 진전된 카드를 내놓을 것을 미국측에 요구하면서 향후 비핵화 대화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4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실무협상 의제로 제시한 '체제 안전보장'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체제의 안전보장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논리에 부응할 수 없는 만큼 나름대로 타협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즉, 체제 안전보장 장치를 만들고 대북제재의 완화를 추구하며 장기전을 펴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제재완화와 체제보장을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초강경파 볼턴 보좌관을 경질해 다소 유화적 대북정책을 시사한 만큼 미국과 북한이 각각 빅딜식(式) 비핵화와 단계별 비핵화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즉, 비핵화의 최종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미국이 대북정책의 유연성을 보여주고 이 과정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공식적 신뢰관계 개선,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미간) 실무협상의 성과로 정상회담으로 가는 게 아니라 성과가 보이면 정상회담으로 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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