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임박.. 젠더 갈등 재점화 조짐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1 14:08

수정 2019.09.21 14:08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임박.. 젠더 갈등 재점화 조짐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이 임박하면서 남성, 여성 간 젠더 갈등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CGV는 자사 페이스북 계정 등에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를 공개했다. ‘당신과 나의 이야기’라며 공감을 유도하는 문구와 함께 주연으로 나선 배우 정유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다음달 개봉하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조남주 작가가 발간한 베스트셀러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원작으로,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친정엄마, 언니 등으로 빙의된 증상을 보이는 평범한 30대 여성 김지영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정유미가 주인공 김지영 역을 맡았고, 공유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빙의한 아내를 보며 그 삶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는 남편 정대현을 연기했다. 단편 '자유연기'로 2018년 서울국제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 부문 작품상을 받는 등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갈등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됐다. 아이돌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은 팬미팅에서 이 소설을 읽었다고 말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팬들이 “페미니스트인 아이린의 팬을 그만하겠다”고 선언하며 아이린의 사진을 불태웠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을 맡게 된 정유미도 공격받았다. 또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영화 포스터가 공개되면서 벌써부터 이 같은 젠더 갈등이 재점화될 기세다. CGV 페이스북에는 ‘(영화 지지하는 여성 몸무게는) 82kg’, ‘상영관 제한이 필요해 보이네요. 너무 무거워서 고층 상영관은 위험할 것 같습니다’ 같은 남성 네티즌들의 비아냥이 잇따른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관심 있는 여성들은 모두 뚱뚱하다는 비난이다.

이에 여성 네티즌들은 “나 페미(니스트)여도 이 영화 별 관심 없었는데 여기 댓글창 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캡틴 마블 때랑 달라진 게 없네”, “82년생 김지영 정말 잘 쓴 책이라서 해외로 나가고 베스트셀러 됐을 때 관심도 없더니 지금 와서는 꼴페미(니스트) 책, 망한 책이라고 까고 이런 영화 누가 보냐고 까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둘러싼 불매 운동과 영혼 보내기 운동이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3월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은 마블 역사상 최초로 여성 히어로가 단독 주연으로 나섰다.
주연 배우인 브리 라슨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영화에도 페미니즘적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남성 네티즌들이 불매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반면 여성 경찰의 모습을 다룬 영화 ‘걸캅스’의 경우 많은 여성들이 단체 관람, ‘영혼 보내기’ 운동을 하면서 손익 분기점을 넘겼다.
‘몸은 집에 있지만 영혼은 극장에 있다’는 뜻으로, 특정 영화를 성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티켓을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