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사우디 및 UAE에 미군 증파...미사일 등 방공능력 개선 목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1 11:12

수정 2019.09.21 11:12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의 쿠라이스 유전에서 사우디 기술진들이 수리를 위해 지난 14일 공격에서 부서진 부품을 분리한 모습.로이터뉴스1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의 쿠라이스 유전에서 사우디 기술진들이 수리를 위해 지난 14일 공격에서 부서진 부품을 분리한 모습.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이달 석유시설 피격사건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의 정치 및 외교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미군 병력과 장비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같이 밝히고 사우디와 UAE의 요청에 따라 방공 및 미사일 방어를 위해 해당 분야의 미군을 증파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4일 일어난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으로 중동 정세의 긴장이 극적으로 높아졌다며 "이란제 무기가 사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 유전 공격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소행이라는 사실을 일축했지만 이란이 실행했다고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조치가 "1차적인 방어적인 조치"라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증파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사우디 파병 규모에 관해 "수천 명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해 일단 수백 명 규모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이란의 군사적 위협 고조를 이유로 16년 만에 미군을 사우디에 주둔시킨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동남부에 있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미군 수백 명이 배치됐다.

한편 14일 공격 이후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던 후티 반군은 20일 발표에서 사우디를 향한 모든 공격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슬람 시아파 계열인 후티 반군은 수니파 종주국으로 지난 2015년부터 예멘 정부군을 도와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를 상대로 꾸준히 싸워왔다. 후티 반군은 석유 시설 공격 이후 이달 18일까지만 하더라도 친사우디 국가인 UAE에 수십개의 목표물을 설정했다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으나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반군 TV 채널인 알마시라에 따르면 20일 후티 최고정치위원회의 메흐디 알마샤트 의장은 지난 2014년 수도 사나 점령 기념 연설에서 자신의 평화 계획에 따라 "드론(무인기), 탄도미사일, 그 밖의 수단에 의해 사우디 영토를 겨냥한 모든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우디와 미국은 이미 18일 발표에서 나흘 전에 발생한 공격이 후티 반군의 역량을 넘어서고 시설을 타격한 미사일 등이 이란쪽에서 날아왔다며 이란이 사건의 배후라고 단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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