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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WFM CB 투자자, 3년 수익률 20% 포기 왜?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0 17:36

수정 2019.09.20 17:36

50억 규모 CB 만기 전 취득.. 주가 하락에 이자지급도 힘들어
'조국 가족펀드' 논란의 핵심인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다시 사들였다. 채권 전문가들은 3년 보유 시 투자수익률이 20%에 가까운 CB를 콜옵션 없이 '바이백'했다는 점에 의문을 표시한다.

■수익률 높은데 바이백?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블유에프엠은 지난 18일 제16회차 사모 CB(50억원)를 만기 전임에도 다시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사채권자와의 합의에 따라 만기 전에 사채를 취득한 것"이라며 "향후 전액 소각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제16회차 CB는 지난해 12월 100억원어치가 발행됐으며, 만기는 2021년 12월 19일이다. 해당 CB의 쿠폰금리는 연 6%, 만기보장수익률은 19.1%에 달한다.
CB는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주가가 부진할 경우 만기까지 보장해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CB투자자는 발행사의 주가와 채권 수익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3000~4000원대를 오갔던 더블유에프엠의 주가는 '조국 펀드' 논란과 함께 1000원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전환청구 기간(2019년 12월 19일~2021년 11월 19일)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면 19.1%의 수익률을 보장받는다.

가령 10억원을 사들였다면 연 6% 쿠폰금리에 따라 해마다 6000만원의 이자를 받고, 만기에 쿠폰이자(6000만원)에 1100만원을 더한 7100만원을 더 받는다. 10억원어치의 채권을 보유만 하면 3년 동안 2억원에 가까운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해당 CB에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없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 있을 뿐이다.

증권업계 실무자들은 3년 수익률 20%를 포기하고 매도한 채권 투자자의 CB 매도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지적했다.

■CB투자자, 고수익 포기

업계에서는 해당 CB 투자자들이 CB 금리 이상의 '대박'을 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유에프엠이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한다면 더블유에프엠의 주가는 급상승하고, CB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채권투자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더블유에프엠의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CB 투자자들이 바이백을 허용했을 거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더블유에프엠은 과도한 CB로 디폴트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더블유에프엠이 지난해 발행한 제14~16회차 CB 발행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모두 210억원이다.
매년 12억원이 넘는 자금을 이자로 지급해야 하고, 만기에는 40억원가량의 이자를 원금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챙겨줘야 한다. 5년째 적자 상태인 회사가 이러한 이자를 지급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업계의 시각이다.
더블유에프엠의 현금성 자산은 21억원에 불과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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