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유엔총회 때 한일정상회담 없다…文, 북핵·한미동맹 주력

뉴시스

입력 2019.09.20 11:09

수정 2019.09.20 11:14

文대통령, 22~26일 방미 중 아베 안 만날 듯 한일 정상회담 여건 조성 안됐다고 판단한 듯 트럼프 만나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 방안 논의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논의될 듯 폴란드·호주·덴마크와 정상회담…중견국과 협력 확대
【오사카(일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6.28. pak7130@newsis.com
【오사카(일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6.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유엔총회 참석차 오는 22~26일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한일 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이번 방미 일정은 북한 비핵화와 한미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한일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잡아두지 않고 있다. 주변 4강 중에서는 미국과의 정상회담만 계획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일정 때는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지만 올해에는 북한 비핵화와 한미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아직까지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정도로 외교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었던 지난 7월 이후 여러 차례 일본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원만한 문제 해결을 제안했고 지난 8월 15일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일본은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배제 조치를 강행했다.

정부는 일본의 이 같은 행동이 단순한 '거부'를 넘어 국가적 자존심을 훼손하는 '외교적 결례'라는 입장이다. 이후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고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맞대응 조치를 내놨고 한일 양국은 관계 개선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뉴욕(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허버드룸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8.09.29.pak7130@newsis.com
【뉴욕(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허버드룸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8.09.29.pak7130@newsis.com


청와대는 당분간 한일 정상이 만나 강제징용이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북한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는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또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약 7개월간 멈춰서 있었던 대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 비핵화 조치의 범위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이후 다소 긴장감이 흘렀던 한미 관계 복원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의 이슈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지소미아 복원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불만을 해소하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양국간 이익 균형도 맞추는 고난이도의 과제를 들고 협상에 임하게 된다.

【 유엔=교도·AP/뉴시스】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9.26
【 유엔=교도·AP/뉴시스】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9.26

문 대통령은 미국 외에 폴란드, 호주, 덴마크와도 정상회담을 갖는다. 청와대는 이번 미국 방문 기간 중 국제무대에서 중견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경우 중견국 중 최대 교역국이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다. 우리나라와는 지정학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고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호주는 중견국 5개국(한국·호주·멕시코·인도네시아·터키)간 협의체인 믹타(MIKTA)의 회원국이고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인프라·자원·국방·방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덴마크는 2011년 우리나라와 녹색성장 동맹을 체결한 나라다.
우리나라가 내년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1차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덴마크로부터 경험을 전수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ah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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