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추석 명절 불청객 ‘범죄·사고’ 줄었다… "현장경찰 노고 덕"[경찰IN]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8 18:00

수정 2019.09.18 18:00

연휴기간 종합치안대책 결과 살펴보니
명절 노린 보이스피싱범
잠복 후 현장서 검거하고
분실한 고액 추석비용
CCTV 추적해 찾아주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강·절도 신고 5% 줄고
교통사고 사망자 15% 감소
#. 추석을 코앞에 둔 지난 6일, 112 신고센터에 은행직원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해당직원은 "고객이 '막내아들을 잡고 있으니 돈을 달라'는 내용의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 같다"고 했다. 사건은 서울 동대문경찰서로 접수됐다. 경찰은 노인에게서 "은행 창구 앞에서 주범과 전화통화로 '5000만원 현금을 인출해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관들은 주차장에서 잠복을 시작했다. 그러나 범인은 갑작스럽게 약속장소를 강동구 천호동으로 변경했다.
노인을 택시로 이동하게 하고, 경찰관들은 개인차량으로 뒤따랐다. 외국인인 범인이 노인으로부터 가짜 돈 봉투를 건네받는 순간, 잠복 중이던 경찰은 범인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명절을 앞두고 막내아들을 보고싶어하는 노인의 마음을 이용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이었다.
추석 명절 불청객 ‘범죄·사고’ 줄었다…


■"자식이 연락 없어"...자살 신고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경찰은 추석 명절 종합치안대책을 추진했다. 지역경찰·형사·교통 등 경찰 전 기능의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 같은 명절기간보다 범죄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명절 치안을 보였지만 추석 명절과 관련돼 벌어진 사건 신고가 잇따라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15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에 "죽으려고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역경찰과 여성청소년팀 등이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결과 인근에 위치한 산으로 확인돼 현장으로 출동했다. 등산로를 따라 수색을 실시한 결과 산 정상 주변 수풀 사이에서 쓰러져있는 A씨(60)를 발견했다. 경찰은 119 신고 및 심폐소생술을 실시, A씨를 교대로 등에 업고 하산해 구조대에 인계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으나 A씨는 이후 "추석기간 동안 자녀들이 안부전화를 하지 않아 신변을 비관해 자살을 하려했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했다.

500만원이 넘는 고액의 추석비용을 분실한 아찔한 신고도 있었다. 지난 11일 수원서부경찰서 지구대에 얼굴이 사색이 된 B씨(60)가 방문해 "추석비용인 525만원이 든 지갑을 시내버스에 두고 내렸는데 위치를 모르겠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버스 승·하차 지점을 확인, 정류장 주변에 주·정차단속용 폐쇄회로(CC)TV가 있는 것을 발견해 관제센터에 의뢰했다. 버스 차량 번호를 특정한 경찰은 운행중이던 버스기사에게 연락했다. B씨는 안전히 고액의 추석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추석연휴, 강도·절도 4.9% 감소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추석연휴 기간 경찰의 치안 활동 결과, 하루 평균 강·절도 112 신고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678.6건 발생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645.8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동이 큰 명절기간 많이 일어나는 교통사고 피해도 올해는 감소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하루 평균 8명에서 올해는 6.8명으로 15% 감소했고, 부상자는 지난해 893.8명에서 올해 479.8명으로 46.3% 줄었다.

김용웅 경찰청 범죄예방기획계장은 "기본적인 명절 종합 치안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최근 피해가 큰 범죄 예방에 대해서도 신속 대응에 주력했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계장은 "이번 연휴엔 비가 내려 현장경찰의 노고가 컸다"며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와 관련)암행순찰차나 헬기 등 교통안전활동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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