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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서비스 교역도 둔화 예고" WTO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7 14:48

수정 2019.09.17 14:48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사무총장.신화뉴시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사무총장.신화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조업에 이어 전세계 서비스 교역 역시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세계무역기구(WTO)가 1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이 가라앉지 않으면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두려워하는 '제조업 둔화의 서비스업 전염'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업은 주요국 경제에서 고용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산업이어서 서비스업 둔화는 제조업 둔화에 비해 경제에 훨씬 더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TO가 이날 공개한 새로운 서비스교역지표(STB)는 미중 무역전쟁 충격이 지금까지는 주로 제조업에 국한되고 있지만 서비스 교역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수개월 뒤 활동 변화를 예고하는 지표로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WTO의 STB는 6월 98.4를 기록해 장기 평균치이자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지난해 6월 서비스교역은 103.1을 기록한 것으로 돼 있다.
항공운송부터 정보통신기술(ICT)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교역이 앞으로 수개월 뒤에는 위축세로 돌아설 것임을 예고한다.

WTO는 서비스업 교역이 제조업 상품을 중심으로 한 재화교역에 비해서는 여전히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WTO는 서비스 교역이 올 1·4분기 전년동기비 3.6%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4·4분기 증가율 5.1%를 크게 밑도는 급격한 증가율 감소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서비스 교역 활동 가운데 하나인 항공운송은 심각한 둔화세로 접어들 조짐이 뚜렷하다. 이달초 세계 민간항공사들의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발표에 따르면 항공여객 수요가 7월들어 급격히 둔화됐다. IATA의 알렉산더 드 쥬니액 사무총장은 "관세,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2018년에 비해 취약한 수요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업 활동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음이 IHS 마킷 서비스업 지수 등으로 확인된 바 있다. 서비스업 활동 둔화는 금리인하 등을 동원해 각국 중앙은행이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는 정책대응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2일 마이너스(-) 상태인 예치금리를 0.1%포인트 더 끌어내려 -0.5%로 낮추는 한편 양적완화(QE) 재개를 선언했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8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떨어뜨릴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특히 미 연준은 미 경제활동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으로 제조업 둔화세가 옮겨붙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만 한다. 서비스업 둔화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나홀로 성장' 역시 끝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ECB 역시 국내총생산(GDP)의 70% 규모인 서비스업 활동 둔화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처지다.

전망은 아직은 비관에 가깝다. 미중 무역전쟁 완화 기대감이 최근 부쩍 높아지기는 했지만 양국 협상 기대감은 지금껏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시장을 실망시켜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에 비해 여러 조건과 상황들이 이전보다 낫다는 것이 위안을 주고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건국 80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을 앞두고 당초 이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추가관세를 2주 연기했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에 대한 보복관세를 면제해주는 것으로 화답하는 등 양측이 한 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 경제가 점점 악화하고 있어 미국과 무역갈등을 줄이려 노력할테고, 이에따라 무역협상에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밖에 없다는 희망섞이 관측도 나온다.


한편 ING은행의 교역분석 책임자인 라울 리어링은 올해 전세계 재화교역 규모가 전년비 0.2% 줄어들 것이라면서 "세계 교역 전망은 나쁨에서 악화로 이동하고 있다"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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