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우디 여파' 국제유가 15% 폭등…정유업계 '추이 주시'

뉴시스

입력 2019.09.17 10:17

수정 2019.09.17 10:17

재고자산 평가 이익 기대되지만 정제마진은 예측 어려워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과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0% 넘게 급등했다. 2019.09.1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과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0% 넘게 급등했다. 2019.09.1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 시설 두 곳이 드론 공격을 받은 여파로 국제 유가가 15% 가까이 폭등하며 정유업계도 국내외 유가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재고자산 평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단기 실적에 긍정적이지만 수익에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예상하기 어려워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날 한때 배럴당 63.34달러까지 치솟으며 15.5%의 상승률을 보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14.6% 오른 배럴당 69.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브렌트유는 개장 직후 배럴당 71.95달러까지 급등했다. 상승률로는 19.5%로 사상 최대 폭에 해당한다.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석유시설은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곳이다.사우디 하루 석유 생산량의 절반,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5%에 이른다.

향후 유가 향방은 생산 복구 시기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 여부다.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량의 30%를 사우디에서 들여오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미 대부분 2개월 이상 재고를 쌓아두고 있어 1~2개월 안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국제 유가 상승이 정유사들에호재로 작용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사우시 석유시설의 생산 차질이 단기에 그치면 정제마진 회복과 함께 유가 반등에 따른 재고관련 손익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유 업체는 통상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유가가 급등할 경우 재고자산 평가 이익이 증가해 단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사태가 장기화하면 원유 수급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정유·화학 업체들은 수입한 원유를 재가공해 판매하는데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나빠진다. 특히 유가가 크게 오르면 석유제품 소비가 위축되는 반면, 원료 가격 상승분만큼 석유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아 정제마진이 악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완만하게 오르지 않고 단기간 급등하는 것은 정유업계에도 수요 약세 측면에서 악재"라며 "정제마진 개선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 공급 부족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정유·화학 업종에는 부정적"이라며 "아시아 수출 프리미엄(OSP) 강세, 경질유(Arab Light) 수급 차질, 사우디 외 대체 공급선 모색 따른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아람코 자회사인 에쓰오일 포함 국내 정유사의 전반적인 원가 부담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사우디 테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 세계에 석유 재고가 비교적 많은데다 미국도 비축 물량을 풀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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