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혼돈의 조국 정국, 강경한 한국당 vs. 꿈쩍않는 與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6 16:10

수정 2019.09.16 18:02

17일 예정 교섭단체 대표연설 연기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놓고 정치권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당 대표의 삭발과 소속 의원의 단식 등 강경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정국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공세를 '정쟁' 프레임으로 규정, 민생국회를 위한 한국당의 협조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아울러 여야가 정기국회 일정을 조율하면서 조국 장관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참석 문제부터 옥신각신한 끝에 당장 17일부터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연기되는 등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양새다.


■조국 신경전 여전
16일 이인영 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원내 교섭단체 대표들이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의사일정 조율을 위해 재차 만났으나, 조 장관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출석을 놓고 여야간 논쟁이 벌어졌다.

여야의 입장차가 이어지면서 사흘간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검찰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의 임명 자체를 인정할 수 없어 국무위원으로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청취하는 자리에 앉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출석이 과연 맞느냐 대해 서로 이견이 있어 이번주 정기국회 일정은 일단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이 부분은 추후 정기국회 일정을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정부 질문을 비롯한 다른 일정의 추가적인 연기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다.

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만 그렇다"며 "그 다음 일정은 주중에 다시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야당의 조 장관 교섭단체 대표연설 출석 불가 주장에 "국회 청문회 과정부터 지금까지 조 장관과 함께 해왔다"며 "그에게 검찰개혁을 비롯한 사법개혁에 거는 기대가 있는데 장관을 부정하는 야당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일축했다.

■황교안 삭발 등 한국당 초강경 대응
원내에서의 조국 신경전 외에도 원외 대여 투쟁 강도도 점차 세지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추석 연휴 조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데 이어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 장관 파면 촉구 삭발투쟁도 감행했다.

여성 재선의원인 박인숙 의원의 삭발에 이어 이학재 의원까지 단식투쟁에 나서며 조 장관 사퇴를 압박하는 가운데 황 대표도 삭발투쟁에 동참해 투쟁력 강화를 도모했다.

황 대표의 전격적인 삭발투쟁은 당의 투쟁력을 끌어올리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리더십 의문론에 정면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의 방어선 구축역시 만만치 않다.

한국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 중심으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한 현안질의를 시도했으나 민주당의 저지로 무산됐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 차관과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난 9일 조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간부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 차관의 참석을 만류하면서 이날 현안질의가 무산됐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참담하다.
상임위원들이 피감기관 차관과 검찰국장을 불렀는데도 여당에서 방해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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