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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흔들림없이 간다… 삼성물산 사우디 현장 첫 방문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5 18:05

수정 2019.09.15 18:05

명절에 업무 매진하는 직원 격려
비전자 계열사 해외현장 챙기며
강한 총수 리더십으로 위기 돌파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남 성사되면
인프라·5G 등 사업 기회 잡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 첫번째)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삼성물산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 첫번째)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삼성물산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현장을 전격 방문했다. 삼성의 실질적 총수로서 국내 전자 계열 사업장 점검에 이어 비(非)전자 계열사의 글로벌 현장까지 챙기면서 그룹 전반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강한 추진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인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떠나 현지 삼성물산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리야드 현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으니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이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았다. 사업은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설 연휴에는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2공장 건설과 사업 현황을 점검한 바 있다. 올해 명절마다 해외 출장에 나선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떠나기 전 추석을 맞아 삼성서울병원에서 와병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기간에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지난 6월 말 이후 2개월 여만이다. 앞서, 지난 6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이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서울 한남동의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만찬 이후에는 이 부회장과 왕세자간 단독 면담도 가져 사업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직전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처음 방문해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사업을 논의하는 등 비전자 계열사까지 아우르는 보폭넓히기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올들어 삼성 총수로서 중동의 실세인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과의 우호적 관계 구축에 집중해 현지 사업확대의 기반을 마련중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은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5세대(5G) 이동통신 구축 등에 적극적인 상황이라 삼성 계열사들이 앞다퉈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미·중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제재, 반도체와 휴대폰 등 주력 사업의 실적 악화 등 복합위기 속에 고조되는 '삼성 위기론'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을 점검하는 광폭행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달 일본 수출 제재 이후 전자 계열 국내 사업장 현장경영이 거의 마무리되자 비전자 계열인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장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룹의 실질적 총수로서 삼성이 직면한 대내외 경영환경 위기와 재판리스크에도 흔들림없는 리더십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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