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자리 번호판 인식 대란.. 서울서만 1170곳'먹통'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1 15:53

수정 2019.09.11 15:53

다중이용시설물 전수조사 결과
백화점·병원 등 시스템 교체 미흡
응급상황·범죄에 무방비 노출
영세사업장은 수백만원 비용 부담
이달부터 '8자리 자동차 번호판 시스템' 적용이 본격 시행됐지만 정작 서울 시내 상당수 호텔, 백화점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에선 새 번호판을 인식하지 못해 정부가 치밀한 사전준비 없이 주먹구구식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로 인해 차량을 이용한 각종 강력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우려가 있는 데다 응급환자 이동이 빈번한 병원의 경우 자칫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 전국 차원의 시스템 전환이 시급하다. 특히 영세업자나 소상공인 등은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인식시스템 변환비용을 감당하기가 버거워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주차장 차량번호인식시스템 업데이트 현황'에 따르면 8일 현재 서울시내 백화점·대형마트·호텔 등 주요 시설 1170곳에서 새 번호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상은 새로 등록하는 일반 자가용과 대여용 승용차로, 승합차나 화물차 등은 기존 7자리 번호판을 사용한다. 서울 시내 주요 다중이용시설물에 대한 새 번호판 인식시스템 전수조사 결과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새 번호판 교체에 따른 국민 불편사항을 사전에 최소화하도록 관련제도 시행을 고시했지만 철도, 공항, 고속도로 등 국가기간시설을 제외하곤 1년이 넘은 현재까지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 중 강남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공항점, 디큐브시티, 라마다 서울호텔, 노보텔앰배서더서울 강남, 팔레스호텔, 더케이서울호텔, 신라호텔 등 상당수 다중이용시설이 새 번호판을 인식하지 못해 고객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정은 응급환자 출입이 빈번한 대형병원도 마찬가지여서 자칫 환자들의 생명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희대병원은 내달쯤 전체 시스템을 교체할 예정이고, 을지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등 12곳은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거나 아직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이용객이 집중되는 다중이용시설물 상당수가 주차시스템 전환을 하지 못함에 따라 차량을 이용한 각종 강력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정부 차원에서 시스템 개선 중인 과속단속 장치나 공항·철도 등 국가 주요시설물을 제외한 나머지 영세자영업자나 개별 사업장은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시스템 교체가 더욱 늦어지고 있다.


김수민 의원은 "추석 연휴가 코앞인데 서울 시내 주요 시설물에 아직도 신형 번호판 인식시스템 업데이트가 안됐거나 진행 중"이라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는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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