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포니의 부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1 15:46 수정 : 2019.09.11 16:56
현대자동차가 1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8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EV 콘셉트카 '45'를 공개했다. 날렵한 외관에 직선적이고 힘찬 라인이 살아있는 45는 현대차가 개발한 '국산 1호차'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포니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이 지난 1974년이었으니 45는 포니의 나이에서 이름을 따온 셈이다.

포니는 이른바 '정주영 정신'의 집합체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코티나를 조립 생산하던 현대차에 독자모델 개발은 모험이자 도박이었다. 사내의 모든 사람이 독자모델 개발에 반대했지만 단 한 사람,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창업주 정주영만은 국산차의 꿈을 접지 않았다. 포니 디자인은 포드 머스탱 등을 설계한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맡겨졌다. 그에게 들어간 디자인료만 당시로선 거액인 120만달러였으니 포니 개발은 엄청난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포니는 2년 뒤인 1976년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포니 1대당 가격은 228만9000원.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넘지 않던 시절이니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포니는 출시 첫해 1만726대를 팔아치우며 단숨에 국내 시장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이후 좀 더 둥글둥글한 디자인의 포니2가 출시되고, 그 밖에도 배기량을 1200㏄에서 1400㏄로 확장한 포니 1400를 비롯해 픽업, 왜건, 쿠페, 해치백 등이 생산되면서 포니는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1990년 후속 모델인 엑셀에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포니가 국내에서 기록한 판매대수만도 총 66만1500대에 이른다.

45는 새 시대를 열었던 정주영에 대한 오마주(경배)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정 명예회장이 시대적 소명과 열정으로 포니라는 독자모델을 만들어냈듯이 3세 경영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앞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이후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또 다른 과제가 놓여 있다. 그 출발점에 '포니 정신'이 오롯이 담긴 전기자동차 45가 놓여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