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號 금융위 출범…사모펀드·금융시장 안정까지 '과제 산적'

뉴시스 입력 :2019.09.09 15:09 수정 : 2019.09.09 15:09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19.08.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은성수 호(號) 금융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청와대는 9일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은 신임 위원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은 신임 위원장이 지난 4일 취임식을 갖고 곧바로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논란으로 인해 여야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결국 청문보고서 채택은 불발됐다. 청와대가 앞서 국회에 요청한 인사청문보고서 제출 시한이 6일인 만큼, 이후부터는 제출 여부에 상관없이 현행법상 은 후보자 공식 임명이 가능한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은성수 체제 금융위가 출범하게 됐지만 당장 산적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것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로 촉발된 사모펀드 논란이다.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나 영국 CMS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DLF는 DLS 상품을 자산으로 편입한 파생결합 펀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판매잔액은 8000억원을 넘어서고 가입 고객 중 개인투자자 비중이 89%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독일, 영국 등 해외 금리가 하락하면서 90% 이상의 원금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DLS·DLF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금융위는 추후 이 결과를 토대로 피해 보상 규모를 조정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서 "투자의 기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면서도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금융회사 등에) 징계 등 적합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DLF·DLS에 더해 조국 장관의 가족펀드 논란까지 겹치면서 흔들리고 있는 사모펀드 시장도 바로잡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 은 위원장은 그간 사모펀드 활성화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는 "조국 후보자 논란이 불거져 당황스럽지만 그전에도 사모펀드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금도 사모펀드 자체는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평소소신은 규제를 완화해 주자는 것이며 이게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중책도 맡았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악재'에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간소화 국가·백색국가) 배제 이후 코스피는 10년 전 수준인 1900대까지 무너졌고 연초만 해도 900선에서 움직였던 코스피는 여전히 600선에 머무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연일 1200원대를 웃돌며 요동치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 경제 환경이 급박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금융위원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은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추진할 최우선 정책 과제로 '금융시장 안정'을 꼽기도 했다. 그는 "우리 경제와 금융의 체력이 성장한 만큼 막연한 불안감이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시장심리 안정을 도모하고 단계별 대응방안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의 핵심 과제인 '금융혁신'의 일환인 '핀테크 스케일업 전략'에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금융위는 금융결제 플랫폼 혁신을 위한 전자금융업 체계 전면개편,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소액단기보험사 제도 도입, P2P(개인간거래) 대출 법제화, 규제 샌드박스 승인기업에 대한 종합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제3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은 한 차례 무산됐던 만큼 이번 재추진 작업은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에게 인가를 내주려 했지만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심사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계획이 좌초됐다. 이에 금융위는 오는 10월까지 신청접수를 마치고 연내 기존 방침대로 2개사 이하를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금융위는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심사방식도 일부 수정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외 유통·전자상거래 기업 등에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참여의사를 나타낸 곳은 없다.

국회에 발목잡힌 '데이터경제 3법'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데이터경제 3법이란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되면서 금융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금융데이터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 빅데이터 분석에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데이터 결합을 통해 산업 간 융합도 가능해져 다양하고 새로운 혁신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세금, 사회보험료 납부정보 등 공공정보와 대부업, 카드정보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금융권이 공유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밖에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았다.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불안감이 크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7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은행 가계대출이 올들어 최대 규모인 5조8000억원 늘어나는 등 석 달 연속 5조원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올해 중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관리하고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가계 대출 규제(LTV·DTI·DSR 등)를 유지하겠다"며 "가계부채는 금융부문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가계 소득·지출 구조, 부동산시장 등과도 밀접히 연관된 사항인 만큼 기재부, 국토부 등과 긴히 협의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과의 협업 등 관계 개선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은 위원장은 앞서 "금융위는 정책수립을 하고 금감원은 정책을 현장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책적인 조화와 협조를 잘 해서 결국 소비자에게 편익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금감원의 키코(KIKO) 분쟁조정 문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벌이고 있는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등도 신임 금융위원장의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

channa224@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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