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民本을 우선하는 신뢰받는 복구지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8 17:25 수정 : 2019.09.08 17:25
"재난이 나서 국민이 다 죽게 생겼는데 정부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 거요!" 매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서 듣는 국민들의 따가운 목소리다. 재난 발생 때마다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재해현장 주민을 보며 안타까움과 고민이 따른다.

역사를 거슬러 가보면 백성들은 늘 등 따습고 배부른 삶을 원했고, 관리들의 가장 어려운 숙제는 민본사상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조선 태종 때 한양이 조선의 수도로 정해지면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으로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도성으로 물길이 모여 조금만 비가 와도 가옥이 침수되고, 익사자 발생이 빈번했다.
따라서 조선 초기 배수를 위한 개천을 정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큰 사업이었다.

특히 청계천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고, 주변에는 시전행랑과 민가가 밀집해 있어 태종 때 하천정비를 위한 '개천도감'을 설치했고, 이 공사는 세종 때까지 이어졌다. 태종 때 개천공사가 개천 본류의 공사였다면 세종은 지천과 작은 세천의 정비로 지천의 물이 한꺼번에 상류로 몰려들어 넘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도심의 홍수를 예방하는 사업이었다. 또한 세종 23년 수중에 표석을 세워 수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해 개천의 수위를 계수화, 홍수를 예방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10월 한반도를 강타한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인해 30년 만에 큰 물난리 피해를 겪은 경북 영덕군은 전통시장과 주거 밀집지역 등 시민이 생활하는 공간의 지반이 상대적으로 낮아 심각한 침수피해를 봤다.

정부는 실의에 빠진 영덕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신속하게 복구하고자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 선포함과 동시에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를 했다. 아울러 침수피해와 하천·소하천 범람지역, 산사태, 도로·기타 시설물 등에 대해 수해복구 예산도 적극 편성했다. 해당 지자체도 복구사업 조기 발주와 차질 없는 공정관리로 현재까지 전체 공정률 94%를 달성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 간 유기적 협력과 영덕 군민의 적극적 노력으로 재해복구사업은 빠르고 내실 있게 추진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재난의 형태는 복잡 다양하고 대형화되고 있어 매해 재산 및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사람이 거스를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재난이 발생하는 시기와 장소를 예측해 예방투자를 확대하고 피해를 확대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을 찾아내 해소, 미리 재난에 대응하고 준비해야 한다. 근본적인 원인해소를 위해 더욱더 노력해 호미를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맞춰 피해주민 복구지원 체계 개선을 선제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특히 재난피해 지역 주민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 시 주 생계수단 확인에 약 10일 소요됐던 것을 1일 이내로 단축한다. 또한 각종 사회재난 때 온 국민의 따뜻한 손길로 모인 기부금도 이재민에게 중복 누락지원 없이 적정 배분되도록 배분항목과 기준도 계량화(計量化)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수준에 맞도록 복구정책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임금은 하늘이 내리지만 백성은 임금의 하늘'이란 말을 많이 듣는다. 재난 피해에 대한 복구노력은 한양 신도시 건설같이 우리 조상들이 첫 단추를 잘 끼워준 덕분에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재난극복 민본(民本)사상의 애민(愛民) 유전자가 바로 해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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