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WP "한일 다툼에 안 보이는 트럼프…팔 걷어붙인 중재 필요"

뉴스1

입력 2019.09.06 09:42

수정 2019.09.06 09:42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가 '미국을 나쁜 상황에 처하게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양국의 심각한 분쟁을 무시하고 있다. 그는 8월9일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잘 지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애처롭게 말했다. 이후 한 달 동안 한일 불화가 커졌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4일(현지시간) '우리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이 싸우고 있다. 트럼프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한일 분쟁을 끝내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소매를 걷어붙이는 외교'(roll-up-your sleeves diplomacy)를 하라고 촉구했다.


작년 10월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판결 이후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핵심 재료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강화와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고,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며 양국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부트는 "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 남부 어느 지역이든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다는 최악의 상황에서 나왔다"며 "한국 안보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로 이득을 얻는 쪽은 일본보다 한국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반일감정이 정체된 대북 평화 프로세스와 침체된 경제 등 국내 문제에서 주의를 돌리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일본을 공격하는 일은 항상 표심을 얻게 한다는 것.

그러나 동시에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정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도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트는 "미국이 많은 자본을 투자한 정보협정을 종료함으로써 한국의 대통령은 다른 일에 정신이 산만한 미국 카운터파트(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모두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중재를 환영한다고 본다"면서 "두 남자는 (분쟁이) 국가안보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단지 약해 보이지 않고 자국 내 지지자들을 멀어지게 하지 않으면서 분쟁을 완화할 방법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급의 미국 관리들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그들의 말에는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며 "분쟁을 조만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을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부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소매를 걷어붙이는 외교를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그건 그가 가장 하고 싶어하지 않은 일"이라며 "그는 허풍과 엄포하는 걸 좋아한다. 필요한 어려운 일은 하지 않은 채 대통령 놀이를 하길 선호한다.
그는 덜 매력적이어도 극도로 중요한 동아시아 위기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절대 일어날 리 없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세기의 거래'에 추측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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