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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도 'SK-LG 배터리 소송' 우려 "日규제로 어려운데…"

뉴스1

입력 2019.09.05 16:14

수정 2019.09.05 16:14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News1 임세영 기자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일본의 수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우리 산업계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노골적인 한국산 배터리 견제로 가뜩이나 고달픈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양대산맥인 SK와 LG의 소송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처럼 취약해진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대한 일본의 수출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5일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이 감정싸움을 넘어서 그룹 간 다툼으로 번지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미래차 시장에 경쟁력마저 크게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에 따르면 일본이 수출 규제가 본격화 할 경우 국내에 가장 치명타가 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가 바로 2차 전지와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라며 "특히 일부 품목은 100%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힘을 합쳐 기술개발을 하거나 아니면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의 일본 제품 수입에 적잖은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의 소재가 핵심을 이루는데 분리막은 도레이, 아사히카세이 등 일본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주로 일본 기업들로부터 분리막을 수입했는데,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수입에 타격을 입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을 대체선으로 고려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라고 하더라도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김 의원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 특허 침해 소송 등이 맞물리면서 LG와 SK의 법률비용만 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되고 있다"며 "문제는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국내 2차전지와 전기차 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배터리를 납품해온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 산하 '아우디'가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비야디(BYD)와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손해를 떠안아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이 승소할 경우 폭스바겐의 미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인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은 가동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할 경우 LG화학이 기존에 파우치형으로 공급했던 배터리 물량을 회수해야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핵심 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정당한 소송일 수 있지만, 지금은 우리 기업 간 경쟁을 멈추고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소송전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재에 나선 만큼 양사는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소하고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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