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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소재·부품·장비’ 개발에 사활… R&D 거점 직접 챙겨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9 18:23

수정 2019.08.29 18:23

"R&D 강화가 고객경영의 출발점"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 방문해 차세대 소재·부품 개발상황 점검
지난달 일본 수출제제 조치 이후 R&D 센터 방문하며 대책 마련도
구광모 LG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한 번 충전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구광모 LG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한 번 충전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구광모 LG 회장이 최근 범국가적 과제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 조치 이후 LG의 연구·개발(R&D) 핵심 기지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미래 기술 챙기기에 부쩍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구광모 회장은 29일 대전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소재·부품 개발 상황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이날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소재·부품 R&D 과제별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상세히 보고받고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구 회장의 방문에는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사장),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이 동행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핵심 소재·부품의 경쟁력 확보가 LG의 미래 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해볼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고객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달 11일에는 경기 평택에 있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찾아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과 전략 등을 논의했다. 두 달 연속 LG의 소재·부품·장비 사업의 핵심 개발현장을 챙긴 것이다. 특히, 구 회장이 지난 달 초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이후 그룹의 미래 기술 개발현장을 잇따라 점검했다는 점에서 기술 선도 경영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구 회장은 이날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전방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10일 일본의 수출 제재 관련 청와대 주최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서도 "한국의 주력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한다"고 발언해 주목받았다.
더욱이 지난 28일부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대상국에서 제외해 추가 수출 규제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 구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LG의 소재·부품·장비 개발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 마련, 중장기 R&D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올 들어 LG의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기 위한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방문도 그런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월과 4월에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유치에 나섰고, LG의 R&D 심장부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 수 차례 방문해 주요 제품 개발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인력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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