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뇌물액 추가에… 보수 "경제 걱정된다" 진보 "합당한 처벌을"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9 18:00

수정 2019.08.29 18:00

국정농단 파기환송 엇갈린 반응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 공판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 공판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67)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1)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이 내려진 29일 대법원 앞에선 진보·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그러나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분위기는 극명하게 나뉘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 부회장의 뇌물액을 추가 인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오전부터 팽팽한 기싸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2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최순실씨(63)의 국정농단 사건 혐의에 대해 모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이뤄진 지 903일 만이다.

이날 선고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 등을 지지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과 피고인들의 구속을 촉구하는 진보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른 오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를 중심으로 모인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은 일찌감치 천막을 치고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필두로 한 진보성향 시민단체들도 현수막을 설치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팽팽했던 분위기는 대법원의 결정이 전해진 뒤 급속도로 전환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 모두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진보단체 회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건넨 말 세 마리가 모두 뇌물로 인정된 것에 대해 무척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박수·환호 vs. 울분·눈물

민주노총은 대법원 선고 이후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재벌총수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뒤 2심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으로 낮춰 선고하는 악습인 이른바 '3·5법칙'을 깨트렸다"며 "재벌총수가 법 위에 군림하면서 헌법 어디에도 없는 '경영권'이란 정체불명의 권리를 들이대며 자본권력을 물신화하던 법원 판결 풍조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여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법원의 올바른 결정을 환영한다"며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은 "대법관들은 현 정권의 하수인"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액 추가 인정 결정을 두고는 "나라 경제가 걱정된다"며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 나모씨(65)는 "나라 경제가 지금도 이 꼴인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이라며 "도대체 누가 잘못을 했고, 누가 벌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8개 중대, 3000여 명의 경찰 인력을 대법원 주변에 배치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