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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韓日 상호 경제적 의존 깊어…분리 고통스러울 것"

뉴스1

입력 2019.08.29 17:10

수정 2019.08.29 17:10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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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최근 한국과 일본 간 수출규제와 불매운동이 잇따르고 있지만 양국이 서로 경제적으로 깊이 의존해 있어 수입품 국산화를 통한 교역 분리 시도는 고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피해는 한국에 더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양국 관계는 수십년 간 깊이 뒤얽혀 있어 연간 교역량이 850억달러(약 103조원)에 이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특히 일본이 한국의 첨단 산업기계 필수 원자재와 부품들의 주요 공급원으로서 상당한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장 음식 기계를 제조하는 한국 세진테크 이갑현 대표는 NYT에 "최근 일본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일본의 산업기술에 의존해왔다는 점을 깨닫는 모멘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나를 포함해 한국 제조업자들은 일본 수입품을 대체하는 국산품을 개발하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한일 간 정치적 불화와 같은 상황에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NYT는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반도체 소재 포토레지스트에 대해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최첨단 제품에 필수적인 화학물질"이라며 "일본이 전 세계 공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수출규제에 해당되는 품목이 1000여개로 확대된 가운데 "(규제 품목) 일부는 다른 국가에서 공급받기 어려운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14일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맞불'을 놨지만 그 효과는 동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게 NYT의 평가.

부산에 있는 수출기업 AMS의 마케팅 기술담당 이철우 이사는 NYT에 "이번 조치로 관계가 매우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본이 수입하는 한국산 제품은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떠나고 있다"고 고백했다.

시장 분석회사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강하게 연결된 공급망을 분리하는 일은 수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통 없이는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전 세계 수요감소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수출량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상황에서는 양국 모두 경제적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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