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반성하고 재발 방지 약속"..국민적 지지 호소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9 16:21

수정 2019.08.29 16:3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자 삼성 내부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쌓였다. 다만, 삼성은 이번 사태에 대한 자성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어려운 시기에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을 호소했다.

29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는 파기환송을 선고하자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탄식과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삼성 계열사 임원은 "솔직히 말 뇌물 제공과 경영승계를 위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 판단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하루 빨리 사법리스크를 털고 회사가 엄중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전력을 다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정상적인 업무 처리 속에서도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상황을 공유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삼성전자 부장급 직원은 "파기환송 결론까지 또다시 수 개월의 불확실한 시간이 이어지게 됐다"며 "미르·K재단 뇌물공여나 국외재산도피 등 주요 혐의가 무죄 확정을 받은 만큼 남은 재판에서 회사가 정상화되는 판단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파기환송 판결 직후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격의 공식입장을 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저희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지난 3년간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이 부회장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삼성이 파기환송 재판이 남았는데도 대국민 사과에 나선 건 그만큼 회사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반성의 뜻을 밝혀 과거의 관행과 잘못에 대해 선을 긋겠다는 취지"라며 "아울러, 국정농단 사건 이후 수사가 새로운 수사를 낳고 경영진이 여론재판의 피의자 신분이 돼 리더십이 마비되는 악순환에 대한 답답함과 위기감을 호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반도체 실적 악화와 일본의 무역보복, 미·중 무역분쟁 등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도록 국민적 지지도 부탁했다.


삼성 측은 공식입장에서 "삼성은 최근 수년간,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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